9일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취재 중 숨진 프랑스 <아에프페> 통신 영상기자 아르망 솔딘이 생전인 지난해 11월11일 우크라이나에서 취재 중인 모습.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32살 프랑스 기자가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사건에 대해 프랑스 사법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검찰은 10일 아르망 솔딘(32) <아에프페>(AFP) 통신 기자가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 중 숨진 사건에 대해 전쟁범죄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 통신 등이 전했다.
수사는 반인륜 범죄, 대량학살, 전쟁범죄 등에 특화된 기관(OCLCH)이 맡을 예정이며, 진상 조사를 위해 현장 출장도 준비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솔딘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쟁 현장을 취재하다 숨진 10번째 기자다.
앞서, 지난 9일 현지시각 오후 4시 30분께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서쪽의 차시브 야르 인근 마을에서 솔딘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당시 네 명의 취재진 그리고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현장에 있던 중 미사일 공격을 당했다.
고인을 제외한 다른 취재진은 다치지 않았다고 <아에프페>는 밝혔다. 보스니아 사라예보 출신의 프랑스 국적자인 솔딘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아에프페> 첫 기자단의 일원이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격전지인 우크라 동부에 머물렀다.
파브리스 프리스 <아에프페> 회장은 “아르망의 순직을 알게 된 뒤 회사 전체가 비탄에 빠졌다”면서 “매일 우크라이나 상황을 타전하는 취재진이 직면한 위험을 고통스럽게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쟁 최전선에서 희생된 기자를 애도하며 트위터에 “그는 용감하게 전쟁 시작부터 최전선에서 우리에게 알리기 위한 진실을 찾아 나섰다. 고통을 함께 나누자”고 밝혔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10일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그를 숨지게 한 것은 러시아 미사일 공격 때문”이라며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했다.
바흐무트가 속해 있는 도네츠크 주지사 파블로 키릴렌코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우리의 전쟁에 대해 진실을 말해주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희생된 솔딘의 친지에게 애도를 표했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전 세계가 솔딘을 포함한 순직 언론인들에게 빚을 졌다”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대변인도 이날 “고인의 일은 이 전쟁의 어둠 속에서 계속 빛을 비춰주는 저널리즘의 핵심이었다”고 추모의 말을 전했다.
지난 3월 솔딘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취재하며 참호 속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 대변인은 “우리는 슬픔을 표한다”면서도 “우리는 이 언론인의 사망 경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반응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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