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러시아 외곽 포돌스크의 한 도로에 와그너그룹을 홍보하는 광고판이 서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민간 용병부대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내달 9일 러시아의 전승절즈음에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오디오 메시지를 올려 “최근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에 잘 훈련된 부대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경일인 전승절을 반격 시점으로 예상하며 “날씨가 좋아지고 땅이 굳어진 5월2일 이후에 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승절은 1945년 2차 대전 독소전쟁에서 옛 소련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날이다. 러시아와 옛 소련 국가들 일부에서 이날을 기념해 행사를 열고 있다.
와그너 그룹은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에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1일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의 80% 이상이 와그너 군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하며 바흐무트 함락설이 제기된 3월 초 이후 이 도시를 사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 당국의 지원 부족으로 자신의 부대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며 러시아 국방부를 또다시 공개 비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수개월간 공개적으로 날을 세워온 프리고진은 “러시아 내부에서 배신이 진행되고 있다. 탄약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에 우리 부대 사상자가 5배나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지역에서 받는 부담을 덜기 위해 인근 도시인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를 왜 공격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와그너 부대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방해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격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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