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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수단 양대 군부에 리비아·이집트 군사지원…시민들은 탈출 시작

등록 2023-04-20 11:18수정 2023-06-25 15:07

군부는 3번째 휴전 합의했지만
휴전 개시 이후에도 총성은 계속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 간 충돌로 유혈사태가 닷새째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 AFP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 간 충돌로 유혈사태가 닷새째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 AFP

수단에서 군부 간 무력충돌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리비아·이집트 등 주변국들이 자신들과 가까운 세력에게 군사 지원을 하며 분쟁을 키우는 모양새다. 세 차례 이뤄진 휴전 합의에도 무력충돌이 이어지면서 집안에 숨죽여 지내던 이들이 수도를 벗어나 피란을 떠나기 시작했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수단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수단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리비아와 이집트에서 양대 군부에게 군사 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이번 수단 사태에서 반란을 일으킨 쪽인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에게 탄약 등 군수물자를 실은 비행기를 최소 1대를 보냈다. 이집트도 수단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전투기와 조종사들을 파견했다.

수단에서 일어난 분쟁이 주변국까지 관여된 싸움으로 번지게 된 데에는 수단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금 매장량과 홍해.나일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 환경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번 분쟁을 일으킨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과 정부군 지도자 압델 파타흐 부르한 장군이 이를 이용해 리비아와 이집트를 끌어들이자 이들도 적극 호응하며 개입에 나선 것이다.

특히 신속지원군의 다갈로 사령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바그너(와그너)그룹의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금 채굴 파트너십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군사 지원에 나선 리비아의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 역시 다갈로 사령관과 오랜 인연을 이어오며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아왔다. 그는 2019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점령하려다 실패했을 때 군대를 보내온 다갈로 사령관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신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나 아랍에미리트가 개입한 직접적인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뒤 전투 중단을 요구해왔던 이집트는 수단 정부군 쪽을 지원했다. 이집트는 15일 수단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에 제트기 여러 대를 보냈고, 이후엔 추가로 전투기 조종사들을 파견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집트 제트기 중 한대는 17일 신속지원군의 탄약 창고를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주변국들의 군사 지원은 수단 분쟁을 키우고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는 수단 양대 군벌의 구성원들에게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단의 양대 군벌은 이날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휴전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등은 보도했다. 하지만 휴전 개시 시간 이후에도 전투가 계속돼 육군본부 등 수도 하르툼 중심부에서 지속적인 포격 소리가 들리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 인해 수도 하르툼 등에서 식량·수도·전기가 끊기고 의료 시스템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방치된 주검으로 거리엔 악취가 넘치고 있다. 수단 의사단체는 “하르툼의 주요 병원 59개 중 3분의2가 서비스를 중단했고, 나머지도 의료 물자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밝혔다.

무력충돌 사태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수천명의 시민들은 차를 타거나 걸어서 하르툼을 떠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단 사태가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최소 296명이 숨지고 약 3천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집계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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