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2월 출발 직전 연기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재추진을 거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이 격추한 고고도 기구(풍선)의 미국 쪽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을 다시 잡는 것에 부정적이라고 미·중간 협상 상황에 정통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인사 4명이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고고도 기구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가 블링컨 장관의 방중 기간 공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5~6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상공에서 중국산 고고도 기구가 발견되면서 출발 당일인 3일 방중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고고도 기구는 지난 2월1일 미국의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한 곳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에서 민간인에 의해 목격되면서 그 존재가 공개됐다. 미 당국은 2월4일 동부 해안 상공에서 기구를 격추하고 잔해를 수거해 분석해왔다. 분석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해당 기구가 민감한 군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미국 매체 보도가 최근 나오고 있다. 중국은 해당 기구가 민간 회사의 기상 관측용 기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은 불투명하지만, 경제·금융 분야 장관의 방중 일정은 추진되고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0일 중국의 초청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도 조건이 맞으면 중국을 다시 방문하겠다는 입장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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