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심업무지구가 황사로 뒤덮여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국 북방에서 시작된 황사가 닷새째 진행되면서, 이례적으로 상하이, 장쑤성 등 중국 남부 지역까지 내려갔다. 한국도 제주까지 중국발 황사에 뒤덮이는 등 이틀째 전국이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13일 오전 6시 황사 청색 경보를 계속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기상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신장 등 서부와 베이징·랴오닝 등 북방, 산둥·산시·허난 등 내륙 지역, 창장 이남 상하이와 장쑤성 등 남부 지역 일대에 황사 청색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황사 경보는 청색, 황색, 오렌지색, 적색 등 4단계로 나뉘며 적색경보가 가장 오염이 심한 상태를 뜻한다. 중앙기상대는 이튿날인 14일 오전 8시까지 해당 지역에 황사가 날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황사는 지난 9일 중국 서북부 신장과 북부 네이멍구 사막지대에서 시작됐다. 베이징과 산둥, 허난에 이어 내륙 지역과 남방 지역까지 확산했다. 이날 베이징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1㎥당 500㎍(마이크로그램) 이상 치솟고 가시거리가 수백 미터에 그치는 등 황사의 영향이 극심했다. 전날 상하이 등 창장 유역 도시들도 대낮에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황사가 뒤덮이는 등 잿빛 하늘이 연출됐다. 황사가 발생한 네이멍구 일부 지역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1㎥당 2000㎍ 이상 치솟았고, 가시거리가 50m에 불과했다.
이번 황사가 이례적으로 중국 남방 지역인 창장 이남까지 번진 것은 북방에서 발생한 황사가 강한 기류를 타고 남하했기 때문이다. 통상 봄철에 중국 북방에서 발생한 황사는 중국 중북부 경계인 황허 아래로는 잘 내려가지 않는다.
올해 중국은 최근 10년 새 황사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이미 8번의 황사가 발생했는데, 최근 수년 동안 2∼6차례 발생했던 것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유독 황사가 잦은 이유는 지난 겨울의 특이 기온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월 모래가 많은 북방 지역 강수량이 적은 탓에 겨울을 나면서 녹기 시작한 지표층이 먼지를 일으키기 쉬운 상태가 됐다. 또 기류 영향으로 강한 돌풍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황사가 멀리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날 국내 미세먼지(PM10) 농도도 매우 나쁨 수준인 1㎥당 151㎍ 이상일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240㎍/㎥, 군산 224㎍/㎥, 대구 128㎍/㎥, 속초 124㎍/㎥ 등 전국이 중국발 황사의 영향을 받는다. 국내 황사는 14일 오후부터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 9시부터 제주와 전남 해안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15일 새벽까지 전국에 비가 내릴 예정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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