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주요 교전지 바흐무트에서 1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부상 군인을 돌보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1년여 동안 러시아군와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가 35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는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추정 문건을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3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된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밀문서 50여건을 검토한 결과, 이 가운데 하나가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사상자를 35만4천명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이 문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 평가된 전투 지속성과 소모’라는 제목 아래 미국 국방정보국이 수집한 군 피해 상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군 사상자는 18만9500~22만3천명 수준이다. 전사자는 3만5550~4만3천명, 부상자는 15만4천~18만명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규모는 12만4500~13만1천명으로 제시됐다. 전사자는 1만5500~1만7500명, 부상자는 10만9천~11만3500명 규모였다. 이런 추정치는 그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개적으로 밝힌 피해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 문건에는 두나라 군대의 무기 손실 규모 추정치도 담겨 있다. 러시아군은 탱크 2048대와 병력수송장갑차(APC) 3900대를 잃었고, 우크라이나군은 탱크 468대와 장갑차 1020대를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문건은 러시아군이 탱크 419대와 병력수송장갑차 2928대를 전투에 투입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탱크 802대와 장갑차 3498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문건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상당 기간 동안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했다.
다만, 이 문건과 함께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다른 문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전투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2월 23일에 작성된 ‘2023년 내내 교착 상태를 향해갈 것으로 보이는 돈바스 지역 전투’라는 제목의 문건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완전 장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문건은 “러시아군이 2023년 중 돈바스를 완전히 점령한다는 모스크바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서, 이 지역 내 러시아군의 소모적인 군사 작전이 교착 상태로 빠져드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소모) 전술 때문에 러시아군의 병력과 무기 재고량이 가까운 시일 안에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줄었다”며 “러시아 군 병력이 고갈되고 러시아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전쟁이 2023년 이후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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