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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 큰 불…1만2천명 거처 잃어

등록 2023-03-06 10:32수정 2023-03-06 10:41

미얀마 탄압 피해 100만명 난민 생활
열악한 시설에 인구 밀집해 화재 잦아
난민기구, 교육 등 중장기 지원 시급
방글라데시 남동부에 있는 로힝야족의 난민촌에 5일(현지시각) 큰 불이 발생하자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콕스바자르/AP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남동부에 있는 로힝야족의 난민촌에 5일(현지시각) 큰 불이 발생하자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콕스바자르/AP 연합뉴스

미얀마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란한 로힝야 난민들이 사는 난민촌에서 5일(현지시각) 큰 불이 나 1만2천명에 달하는 이들이 거처를 잃었다.

방글라데시 남동부 국경 지대 콕스바자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쿠투팔롱 난민촌에 이날 오후 2시45분께 큰 불이 발생해 대나무와 방수포로 만들어진 거주 시설 2천채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불은 11호 난민 캠프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인근 10번, 12번 캠프로 번졌다. 화재 직후 9개 소방대가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며 2시간여 만에 불길이 잡혔다.

방글라데시의 난민 책임자 미자누르 라흐만은 “2천채 가량이 불탔으며 1만2천여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사원 35곳과 교육 시설 21곳도 화재 피해를 입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방글라데시 당국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난민촌에 거주하는 이들 대부분은 2017년 8월 이후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은 이들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6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피란민 셀림 울라(40)는 “아무것도 건질 수 없었다. 모두 재로 변했다”며 “많은 사람이 거처를 잃었고 이제 앞날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방글라데시 동남부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로힝야족 난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이들이 밀집해 사는 난민촌에는 이번과 같은 화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방부 자료를 보면,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로힝야 난민 거주 지역에서 모두 22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60건은 방화였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2021년 3월에도 적어도 15명이 숨지고 5만명이 거처를 잃는 큰 불이 발생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미얀마에서 발사된 박격포탄이 이곳에 떨어져 로힝야족 10대 소년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불교 신자가 대부분인 미얀마와 달리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2017년 이전까지 미얀마 북부에 최대 140만명이 살았으나, 미얀마 군부의 탄압이 시작된 2017년 한해에만 75만명 가량이 이웃나라인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 유엔난민기구는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주민의 대다수는 여성과 아이들이라며 전체 피란민의 40%가 12살 이하라고 밝혔다. 난민기구는 13㎢의 면적에 60만명 이상이 몰려 살고 있어서 기반시설이나 보건·교육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방글라데시 정부쪽의 조처는 기본적인 인도주의 지원과 여름철 우기의 비 피해 완화 대책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며 교육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 보호 프로그램 등 중장기적인 지원을 위한 국제 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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