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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매일이 영원 같은 지옥” 우크라 바흐무트, 주민 4천여명 발 묶였다

등록 2023-03-06 09:33수정 2023-03-06 18:09

부시장, 공격 때문에 주민 철수에 어려움
우크라이나군, 철수설 일축 “끝까지 사수”
4천명 이상의 주민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폭격을 당한 건물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4천명 이상의 주민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폭격을 당한 건물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맹렬한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4천명 이상 남은 주민들이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마르첸코 바흐무트 부시장은 5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 전화 통화에서 하루에 5~10명 정도만 도시를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에는 최대 하루 600명까지도 도시를 탈출했지만, 최근엔 러시아군의 맹렬한 공격 때문에 철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적들이 모든 건물을 날려버리려 하고 있다. 고층 건물들을 폭격하고, 주거 지역도 공격하고 있다”며 “그들은 기습 작전, 대포 사격, 박격포 공격 등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첸코 부시장은 바흐무트에 여전히 4000~4500명 정도의 주민이 남아 있으며 이들에게 대피하도록 설득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이 “갈 곳도, 할 일도 없다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도시 내에는 현재 4명의 의료인이 남아 있으며 주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도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마지막 지역인 도네츠크주 북부 장악을 위해 이 지역의 교두보 구실을 하는 바흐무트를 몇달째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 도시가 러시아군에게 넘어갈 경우 도네츠크주 전체가 점령당할 위험이 커진다.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해 후방에 새로운 방어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대넛 영국군 전 참모총장은 이날 영국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바흐무트가 “러시아 쪽에 수많은 인명 피해를 유발한 마지막 보루 구실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좀 더 방어적인 전선으로 후퇴해 전투를 이어가는 것은 완벽하게 타당한 작전”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바흐무트에 물자를 공급하는 보급로가 날로 좁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도시를 포위당하느니 철수하는 게 낫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지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여전히 바흐무트 사수 의지를 보였다고 <시엔엔>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 방위군의 부지휘관 볼로디미르 나자렌코는 자국군이 바흐무트와 외부를 연결하는 핵심 도로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바흐무트를 사수한다는 전술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군이 현재 우리의 취약점을 찾으려 다양한 전술을 동원하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철수는 없다. 도리어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새 병력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매일 매일이 영원처럼 느껴진다. 몇달이나 더 바흐무트가 강하게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우크라이나군 작전참모는 러시아군이 지난 하루 동안 바흐무트와 인근의 리만, 쿠피얀스크, 아우디이우카 등에서 벌인 130차례 이상의 공격을 격퇴시켰다며 이 지역 사수 의지를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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