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 티누부 당선인이 대선 승리가 확정된 1일 수도 아부자에 위치한 대선 본부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지난 25일 치러진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 볼라 티누부 후보가 당선됐다고 선거관리위원회(INEC)가 밝혔다. 야권은 결과가 조작됐다며 재투표를 요구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1일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티누부 후보가 총 880만표(37%)를 얻어 인민민주당(PDP) 아티쿠 아부바카르(700만표·29%) 후보, 노동당(LP) 피터 오비(610만표·25%) 후보 등을 누르고 18명 후보 중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됐다고 티브이 방송을 통해 밝혔다. 대통령 당선을 확정짓기 위해선 전체 36개주 중 24개주 이상에서 최소 25%를 득표해야 하는데 티누부 후보는 이 조건도 충족했다고 위원회는 말했다.
1999년 군정 종식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일곱번째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세 명의 후보가 3파전으로 경쟁하며 양자 구도가 처음으로 깨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오비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했지만 결과는 집권 여당 티누부 후보의 승리였다. 세 명의 후보가 접전을 벌인 이번 선거는 나이지리아의 선거 지형을 다시 그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50% 미만의 득표율로 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4명의 후보가 100만 표 이상을 득표했기 때문이다.
티누부 당선인은 이날 당선 발표 이후 수도 아부자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다른 후보들에게 화해를 제안했다. 티누부 당선인은 두 차례 나이지리아 주요 경제도시가 위치한 라고스주의 주지사를 지내면서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지만, 부패 의혹에 연루돼있는 등 개혁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1일 대선 결과가 발표된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시민들이 볼라 티누부 당선인의 승리를 알리는 신문을 보고 논쟁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주요 야당인 인민민주당과 노동당, 그 외 정당은 이날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공동성명을 내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결과는 조작됐다. 나이지리아인들이 표로 행사한 의중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대선 무효를 주장하고 재투표와 함께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3주 안에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입증 책임은 이의를 제기한 쪽에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조작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과거에도 선거 결과에 불복해 법정 다툼이 벌어진 일이 있었지만 대법원이 선거 결과를 뒤집은 적은 없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