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에서 본 베이징의 하늘.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개막을 사흘 앞두고 베이징의 대기질이 매우 좋아졌다. 이른바 ‘양회 블루’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중국기상대와 중국환경관측종합센터 등의 자료를 보면, 중국 베이징의 이날 미세먼지 농도(PM10 기준)는 15㎍/㎥로, 지난달 13일 8㎍/㎥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았다. 앞서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104㎍/㎥, 187㎍/㎥, 79㎍/㎥로 좋지 않았다.
앞으로 5일 동안 예보를 보면, 2일부터 양회가 개막하는 4일까지 베이징의 대기질은 양호한 상태인 2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에 미세먼지 농도는 60~90㎍/㎥ 정도, 5일과 6일은 미세먼지 농도 100~130㎍/㎥으로 약한 오염 단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과거 올림픽이나 양회 등 국가 차원의 주요 행사에 맞춰 베이징 주변의 공장 가동을 멈춰 푸른 하늘을 연출했다. 이를 ‘올림픽 블루’, ‘양회 블루’라고 불렀다. 올해도 양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베이징 주변 공장들에 가동 단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드시 양회 블루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2021년에는 양회가 한창 열리던 기간인 3월10일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237㎍/㎥을 찍는 등 공기 질이 최악을 기록했다. 과거와 같은 강제적 공장 가동 중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해 7년 만에 최대인 106GW 규모의 석탄 발전 사업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통상 발전 용량이 2GW 이상이면 대형 석탄발전소로 분류되는데, 일주일에 두 곳꼴로 대형 석탄발전소를 허가해 준 셈이다.
석탄 발전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이 대규모로 석탄 발전을 허가 내 준 것이 당장 올해는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 대기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2020년 전체 전력의 60.8%를 석탄 발전으로 생산하는 등 석탄 발전 비중이 높다. 중국이 생산하는 전력은 세계 전력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약과 어긋난다. 시 주석은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때 서면으로 탄소 중립을 위해 “석탄 소비량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기상대의 1일 공기질 예보도. 중국기상대 누리집 갈무리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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