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출범한 ‘시진핑 3기’가 다음 달 4일 시작하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를 통해 완성된 모양을 갖추고 공식 출범한다. 열흘 정도로 예상되는 양회에서 주요 정부 보직이 확정되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등이 발표된다. 시진핑 1인 체제를 공고화하는 당·정 조직 개편이 이뤄지고 코로나19에 대한 승리 선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이 정부를 이끄는 특유의 정치 구조를 가진 나라답게, 양회에 앞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0기 2중전회)가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개막해 28일까지 진행된다. 20기 2중전회에서는 양회에서 통과시킬 주요 인사와 정책, 조직 개편안 등이 결정된다.
다음 달 4일부터는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하루 간격으로 개막해, 다음 달 중순까지 진행된다. 이 회의에서 시 주석의 국가주석직 3연임이 확정되고, 향후 5년 동안 중국 정부인 국무원을 이끌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 각 부처 장관과 함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정협 주석 등이 결정된다.
관례대로라면, 주요 보직은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에서 발표된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4명 등이 나눠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당 서열 2위인 리창 당 상무위원이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새 국무원 총리직을 맡는다. 장쑤성, 상하이시 당서기를 거친 리창은 이례적으로 부총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총리직에 오른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창이 총리직을 맡게 되면서, 총리의 힘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3년부터 총리직을 맡아온 현 리커창 총리 역시 시 주석의 그늘 아래 힘없는 총리로 일했다. 하지만 다른 파벌로 견제 대상이었던 리커창과 달리 리창은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권력을 이임 받아 실권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리창은 전인대가 폐막한 뒤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 등을 밝히게 된다.
국무원 상무부총리는 당 서열 6위인 딩쉐샹 상무위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딩쉐샹은 2013년부터 10년 동안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맡았다. 시 주석의 새 ‘경제 책사’가 유력한 허리펑 중앙정치국 위원이 국무원 부총리직과 함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당서기를 겸임하고, 인민은행 새 총재는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씨틱)증권의 주허신 회장이 유력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리창, 딩쉐샹, 허리펑 등 시 주석의 핵심 측근들이 당은 물론 정부의 핵심 보직까지 차지하면 시 주석의 당·정 원톱 체제가 공고히 될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의 새 상무위원장과 정협 새 주석은 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상무위원과 4위 왕후닝 상무위원이 각각 맡을 것으로 유력시된다.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강화돼 온 ‘당·정 통합’ 추세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최근 10년 동안 공산당 산하에 정치, 경제, 사회 등과 관련한 각종 영도 소조(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본인이 책임자를 맡는 방식으로, 당이 국가를 이끄는 당 전면 영도 체제를 꾸려왔다. 이런 체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부가 맡던 업무를 당 조직하에 두는 방향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홍콩 <명보> 등 보도를 보면, 공안·방첩·대테러·이민 등의 업무를 통합·관할하는 공산당 중앙 직속기구가 출범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 등도 당 중앙선전부가 통합해 관리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발표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방역 당국은 최근 코로나 사태가 “기본적으로 종식됐다”고 발표했고, 시 주석도 이를 공식화했다. 시 주석이 코로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본인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만큼 대규모 선전전이 예상된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전인대 개막식 때 리커창 현 총리의 마지막 정부 업무보고 때 발표한다. 코로나를 극복했다고 밝힌 중국은 올해 5~6%의 경제성장률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5.5%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3.0% 성장에 그쳤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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