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14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14일부터 유럽 4개국을 방문하고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다.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하고 미국과의 ‘기구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왕 위원이 14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이탈리아·헝가리·러시아 정부의 초청을 받아 이들 4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4개국 순방 도중 독일 뮌헨을 방문해 이곳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17~19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왕 위원의 이번 유럽 방문의 주요 과제로 유럽 국가들과의 신뢰 증진과 중·러 관계의 발전 추진, 미국과 벌이는 대만 해협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긴장 완화 등을 꼽았다.
특히 왕 위원이 프랑스·이탈리아·헝가리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 뒤 러시아에 방문할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중국이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위원이 뮌헨 안보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나 회담할 것이라는 소식도 미국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2일 중국의 대형 기구가 미국에서 발견된 뒤 진행되고 있는 ‘기구 갈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블링컨 장관은 지난 5~6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국발 기구가 미 상공에서 발견돼 격추되면서 베이징행이 전격 취소됐다.
그러나 양쪽의 대화가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중국발 기구가 미국을 정찰하기 위한 군사 목적 기구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민간 회사의 기후 관측용 기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중국 민간 무인 비행선을 격추하는 등 비합리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중미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양국의 긴장 완화 여부는 미국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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