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각) 바티칸 성바오로대성전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은 모든 자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며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가톨릭 주교들이 동성애를 포함한 성소수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문화적 배경 때문이며 누구보다도 주교들이 모든 이들의 존엄을 인정하는 쪽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교들은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신이 우리 각자에게 그렇게 한 것처럼 애정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67개 나라가 동성애를 법적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11곳에서는 사형 선고까지 내릴 수 있는 범죄로 다룬다.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 곳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괴롭힘, 낙인찍기,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를 범죄로 다루는 법이 “부당하다”며 가톨릭교회가 이런 법을 없애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사적 죄와 종교적 죄를 구분한 뒤 동성애에 대해 “그것은 형사적 죄가 아니다. 종교적 죄일 뿐이다”며 “먼저 형사적 죄와 종교적 죄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직후 동성애 신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가 누구를 심판하리오”라는 유명한 말로 성소수자에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여러 차례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강조해 왔다. 그렇지만 교황청은 2021년 동성 결합(결혼)에 대해 가톨릭교회가 축복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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