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 중인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트위터 갈무리
3년째 줄어들던 살해된 세계 언론인 규모가 지난 한해 동안 크게 늘었다. 전년보다 무려 50%나 늘어 86명으로 집계됐다.
16일 유네스코(UNESCO)는 2022년 살해된 언론인의 규모가 8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18년 99명에서 3년간 감소했다 다시 증가한 것이다. 2019∼2021년 연평균 58건이었다. 유네스코는 현재 언론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나흘에 한 명꼴로 언론인이 살해되고 있다. 정부가 언론인을 보호하고 그들에 대한 범죄를 예방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오드레 아줄레 사무총장은 별도 성명에서 희생된 언론인들이 “몇 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다 다시 급증하고 있다. 각국은 언론인 대상 범죄가 재발하지 않고 가해자가 처벌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표현의 자유와 전 세계 언론인들의 안전 보장에 관해 힘쓰는 유엔(UN) 기구로, 10년 전 ‘유엔 언론인 안전행동계획’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살해된 기자 중 절반 가량은 근무시간이 아닐 때 공격의 대상이 됐다. 여행 중이거나, 집에 있거나, 주차장 또는 공공장소에 있을 때 변을 당했다. 유네스코는 “이는 휴식 시간조차 언론인에게 안전한 공간이 없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언론인들은 살인 외에도 강제 실종, 납치, 자의적 구금, 법적 괴롭힘 등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여성 언론인은 심각한 디지털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고 밝혔다. 살해 원인은 범죄 조직, 무력 분쟁, 극단주의 등에 관해 기사를 썼다가 보복을 당하거나 부패, 환경 범죄, 권력 남용, 시위 등 민감한 주제를 취재했기 때문이라고 유네스코는 지적했다.
지역별로 보면, 남미·카리브해 44명, 아시아·태평양 16명, 동유럽 11명 순이었다. 개별 국가로는 멕시코 19명, 우크라이나 10명, 아이티 9명 순으로 많았다. 분쟁 중인 국가에서 살해된 언론인은 2021년 20명에서 2022년 23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분쟁이 없는 국가에서는 2021년 35명에서 2022년 61명으로 피해 규모가 두 배 가량 늘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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