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의 대결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로이터 연합뉴스
중군 군용기가 지난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1727차례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 380차례에 견줘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3일 <아에프페>(AFP) 통신이 대만 국방부 발표를 집계한 보도를 보면, 지난해 중국 군용기 1727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었다. 2021년에는 약 960차례, 2020년에는 380차례였다.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727차례 중 전투기 출격 횟수는 1241차례로 2021년 538차례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폭격기의 침공 횟수도 지난해 101차례로, 1년 전 60차례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군의 무인항공기(드론)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넘었는데, 총 71차례 보고됐다. 무인항공기 출동은 모두 지난해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발생했다.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출동 횟수가 급증한 것은 중국과 대만, 나아가 중국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은 최근 미-중 갈등이 구체적으로 분출하는 공간이 돼 왔다.
지난해 8월 펠로시 의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미 행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만을 방문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 위협 강도를 급격히 높였다. 당시 중국군은 한 달 가까이 대만 섬을 둘러싸고 포탄 사격 훈련을 벌였고, 대만 상공을 넘어가는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지난해 10월 3연임 확정 과정에서 대만과의 통일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는 등 대만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20차 당 대회 개막식에서 발표한 업무 보고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무력사용을 결코 포기할 것이라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본인 3연임의 정당화하는 구실로 내세우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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