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중국 베이징 셔우두공항에서 한 승객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이 내달 8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를 폐지한다. 지금까지는 5일 동안 시설에서 격리를 해야 하는데, 내년부터는 이런 절차가 없어지고 곧바로 입국할 수 있게 된다.
26일 오후 중국 방역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내달 8일부터 코로나19에 적용해온 최고강도의 ‘갑류’ 감염병 방역 조처를 해제하고, ‘을류’ 방역 조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8일부터 해외에서 중국에 들어오는 이들에게 적용되던 총 8일 동안의 격리 조처가 폐지된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이들은 시설 격리 5일과 자가 격리 3일 등 총 8일 동안 격리를 해야 했다. 내년 초부터는 일정기간 동안 재택 격리를 하거나, 건강 모니터링만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3년 동안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를 엄격하게 진행해 왔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해외 입국자에게 시설 격리 3주, 자가 격리 1주 등 총 4주 동안 격리를 적용했다.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중국 입국을 가로막는 요인이 돼 왔다.
해외 입국자에게 요구하던 사전 방역 조처도 간소화된다. 현재 중국에 입국하려면 항공기에 타기 전 48시간 이내에 핵산 검사를 1차례 받은 뒤, 그 결과 등을 앱을 통해 중국 당국에 보고하고 이상이 없다는 승인을 받아야 했다. 다음달 8일부터는 48시간 이내에 핵산 검사를 1차례 받아야 하지만, 이를 미리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해외 입국자 모두에게 실시하던 ‘입국 뒤 핵산 검사’도 없어진다. 중국 당국은 “업무나 비즈니스 등 목적으로 중국에 오는 외국인들의 사전 절차가 개선되고, 비자 발급도 더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해 적용하던 감염병 방역 수준을 ‘을류’로 낮추기로 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중국 당국은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를 감염병예방법 규정상 ‘을류’ 감염병으로 규정하면서도 방역 조처는 ‘갑류’ 전염병에 맞춰 진행해 왔다.
이로 인해 중국 내부에서도 변화가 생긴다. 이미 이달 초부터 시행하고 있던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격리 면제(자가 격리로 전환)가 내달 8일부터 공식화된다. 또 감염 고위험 또는 저위험 지역을 지정하지 않으며, 입국자 및 화물에 대해 시행하던 ‘감염병 검역 관리 조치’도 더는 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공식 명칭도 ‘신형 코로나형 바이러스 폐렴’에서 ‘신형 코로나형 바이러스 감염’으로 바꾼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2020년) 초기 감염 사례 대부분에서 폐렴 증세가 있었는데 오미크론 변이가 주종이 된 이후 극소수 사례에서만 폐렴 증세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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