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상하이 지하철역 ‘헝산루’역에서 한 승객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베이징 등 중국 북방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상하이와 우한 등 중국 남쪽과 서쪽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21일 대만 <중앙통신> 등 보도를 보면, 상하이에서 최근 발열 환자가 크게 늘면서 병원이 포화 상태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량이 급감했다. 일부 병원은 서너 시간 줄을 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오랫동안 대기하다 체력이 고갈돼 실신한 환자도 나왔다고 한다.
지하철 이용 승객도 급감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8일 상하이의 지하철 이용객 수는 243만7000명으로, 일주일 전인 11일보다 271만명이 줄었다. 평일 이용객은 하루 평균 923만명으로, 전달보다 11% 줄었다. 상하이 주민들이 평일에는 출근을 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쉬는 날은 외출을 더욱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서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 보도를 보면, 우한시에서는 이달 초부터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한 동네의 경우 구성원의 90%인 2천여 명이 감염됐다. 우한에 사는 선씨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해, 여동생과 그 가족 모두 양성이다. 내가 아는 사람 100명 중 95명은 양성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마다 유행하는 변이가 달라, 증상도 다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경우 전염력과 증상이 더 센 BF.7 변이가 유행하고 있고, 광저우, 충칭 등은 전염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BA.5.2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 베이징대 제1병원 호흡기·위중증 의학과 주임인 왕광파 교수는 19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베이징에서 주로 유행하는 BF.7 변이 감염자의 절대다수가 유증상으로 고열이 있을 수 있다”며 “중증 환자도 비교적 많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베이징은 앞으로 1∼2주 안에 중증 감염의 정점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대략 춘제(한국의 설) 이후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보름 사이 중국 전체에서 단 7명의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중국 당국은 집계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무원 연합방역기구는 20일 연 기자 회견에서 코로나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이 유발한 사망을 ‘코로나 감염이 야기한 사망’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심·뇌혈관 질환, 심근경색 등 다른 기저 질환이 유발한 사망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베이징대 제1병원 감염병과 왕구이창 주임은 “현재 (주류인)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사망하는 주요 원인은 기저질환이나 고령, 그 외 다른 질병 등”이라며 “코로나 감염에 따른 호흡부전이 직접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 사망자가 전날인 20일 5명, 19일 2명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날은 사망자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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