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에서 넷째)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에서 다섯째)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등 정상들이 9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압둘아지즈 국왕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국-GCC(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리야드/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흘 동안 최소 17개국 아랍권 정상과 회담하고 10일 귀국했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원의 안정화와 함께 중동 지역에 대한 중국의 경제·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다.
11일 중국 외교부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지난 7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 8일 리야드의 사우디 왕궁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만나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고,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 분야 등 34개 협약을 체결했다. 약 292억6천만 달러(약 38조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 주석은 사우디 국왕과의 회담 뒤 오후에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압델 파타 부르한 수단 군부 지도자, 미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왕세자 등과 회담했다.
시 주석은 9일에도 튀니지와 이라크, 모리타니, 지부티, 카타르, 모로코, 소말리아, 바레인, 오만, 예멘, 레바논, 알제리 등 중동·북아프리카의 12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각각 만나 양자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이들에게 협력 강화와 수입 확대, 중국 기업의 진출 등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석유·가스 수입 때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자는 뜻도 밝혔다. 시 주석은 9일 중국-걸프 아랍국가협력위원회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걸프협력회의 국가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석유 및 가스 개발, 청정 저탄소 에너지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석유 및 가스 무역에 대해 위안화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 국가들은 9일 중국·아랍 정상회의 뒤 발표한 ‘리야드 선언’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의 확고한 준수와 대만 독립 반대, 홍콩 문제 등에서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야드 선언에서 중국과 아랍 국가들은 ‘서로의 핵심 이익 및 중대 우려와 관련된 문제에 대한 정치적 조율과 상호 지지를 유지하고 각종 국제무대에서 공동으로 관심 두는 문제에 대한 단결을 강화하기로 결심했다’는 문구를 담았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