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최근 방역 강도를 낮추고 있는 중국 당국이 서방 백신을 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국산 백신 개발과 보급을 주요 성과로 꼽고 있어, 이를 훼손하는 조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5일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 포럼에서 “코로나19의 사회적, 경제적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은 서방 백신을 활용하는 것을 꺼리면서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자국 백신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미국·독일·영국 등에서 만든 백신을 승인하지 않은 채 시노백·시노팜 등 자국산 백신 접종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산 백신은 화이자.모더나가 만든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과는 다른 방식인 불활성 백신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는 이어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지금 시점에서 서양 백신을 승인할 일은 없어 보인다. 이는 중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최근 방역 강도를 낮추면서 노년층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고, 시 주석이 지난달 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독일산 백신을 외국인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외국산 백신의 광범위한 도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서방 백신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자존심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자립 방역’을 내세우며 자국산 백신 개발에 전념했고, 실제 1년여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은 자국민에게 중국산 백신을 접종했고, 백신 외교를 내세우며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에 광범위하게 공급했다. 올해 초 기준 전 세계에 공급된 110억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중 중국산 백신은 40%가 넘는 46억회 분량에 이른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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