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가 소규모 증산이 있을 것이란 애초 예상을 깨고 하루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 예정된 회의에서 오펙플러스가 원유 생산량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회의에서 합의된 하루 200만배럴 감산 결정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앞선 지난달 21일 오펙플러스가 하루 50만배럴 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생산량을 늘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난 모양새다.
오펙플러스는 앞선 10월 월유 생산량을 하루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수요의 2%에 해당하는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었다. 오펙플러스는 “경기 전망 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감산의 주요 이유로 들었지만, 미국 등 서방은 산유국들이 감산 결정을 통해 러시아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미국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오펙플러스의 이번 회의는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참여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진행된다. 주요국들은 2일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해상운송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보험·운송 등의 서비스를 5일부터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3일 “오펙플러스가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의 영향을 지켜보며 이번 회의를 통해 생산량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요 회원으로 참가하는 오펙플러스가 여전히 소규모 (추가) 감산을 결정할 수 있지만, 생산 목표를 연장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오펙플러스 회의가 대면에서 화상으로 변경된 점을 들어 참여국들이 사실상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러시아가 포함되지 않은 오펙(석유수출국기구) 관계자들은 3일 사실상의 회담을 통해 행정적인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날 회담에선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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