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지배를 의미하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미국 메리엄 웹스터 사전의 올해의 단어로 꼽혔다. 이 단어는 의미가 애초 맥락보다 확장되면서 다양한 곳에서 많이 사용됐다.
28일(현지시각)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가스라이팅이 올해의 단어로 올랐다고 밝혔다. 이 사전이 선정하는 올해의 단어는 검색 건수 등의 자료에 의해서 선정된다.
가스라이팅은 1938년 <가스등>이라는 제목의 연극에서 유래했다. 이 연극에서 남편은 아내 몰래 가스등을 어둡게 켜놓고도 자신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 아내가 미쳐가도록 만든다. 이후 가스라이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이 자신을 의심하게 하는 심리적 지배를 뜻하는 단어가 됐다.
사전은 올해 가스라이팅의 검색량이 전년보다 1740%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서는 가스라이팅의 의미가 ‘교묘한 심리적 지배’에서 넓어져,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행위 전반’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면서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전은 “가짜뉴스, 딥페이크, 인공지능 같은 현대적인 형태의 속임수나 조작을 뜻하는 단어와 함께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피터 소코로브스키 편집자는 “단어의 원래 의미를 조금씩 잃고 있지만, 그것이 원래 언어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스라이팅과 함께 원래는 과두제를 의미하지만 주로 러시아의 신흥 재벌을 가리키는 데 쓰이는 ‘올리가르히’(Oligarch),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하나였던 ‘오미크론’(Omicron) 등도 올해의 단어로 뽑혔다. 지난해의 단어는 ‘백신’이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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