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31개 성급 지역 가운데 13개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약 14억명의 인구가 내년부터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과 치열한 전략 경쟁을 앞둔 중국 사회에 심각한 고민을 던지고 있다.
22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이 ‘국가통계연감 2022’를 바탕으로 한 보도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인구 감소가 나타난 성급 지역은 상하이시, 장쑤성, 톈진시, 쓰촨성, 충칭시, 후난성, 후베이성, 허베이성, 산시성, 네이멍구자치구,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13곳이다. 중국은 22개 성, 4개 직할시, 5개 자치구 등 총 31개의 성급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 매체는 “장쑤, 후베이, 후난, 네이멍구, 산시, 톈진은 최근 수십년 동안 처음 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인구 감소의 이유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상하이, 장쑤, 톈진 등은 가장 경제적으로 발달한 지역이고, 헤이룽장, 지린, 산시, 허베이 등은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부자 지역의 경우 고물가 등으로 인한 생활고로 출산율이 떨어졌고, 가난한 지역에선 가임 여성 등 청년 인구 유출 등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가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1개 성급 지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1위인 광둥성은 인구 증가율이 4.52%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대해 <제일재경>은 결혼을 앞두거나 출산이 임박한 연령대가 일자리를 찾아 경제적 상황이 좋은 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에선 지난해부터 인구 증가세가 사실상 중단됐다. 중국의 국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1062만명으로 1년 전인 2020년보다 11.5% 감소했다. 지난해 출생자와 사망자를 더한 중국의 인구 증가는 48만명에 그쳤다. 2020년에 204만명 증가했는데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는 1962년 이후 가장 적은 증가 규모이기도 하다. 중국은 대약진 운동과 대기근 등을 겪은 1961년 인구가 348만명 감소했었다. 나아가 유엔 등은 중국 인구가 내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인구 증가세가 꺾이며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은 고령화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0살 초과 인구는 2억6700만명으로 전체의 18.9%를 차지했다. 유엔 통계를 보면, 현재 미-중 간의 인구 격차는 4.2배지만, 중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2035년에는 3.9배, 2050년에는 3.5배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그 여파로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2033년께 미국을 앞지르지만, 2056년께 재역전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가 충분히 부강해지기 전에 늙고 만 것(未富先老)이다.
이런 상황에 맞서기 위해 중국은 앞다퉈 출산율 제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최근 세 자녀 출산에 보조금을 주는 지방정부가 중국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전했다. 중국 산시성 닝산현은 첫째 자녀를 낳으면 2천위안, 둘째는 3천위안, 셋째는 5천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둘째가 3살이 될 때까지 매달 600위안, 셋째가 3살이 될 때까지 매달 12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은 인구를 끌어올리기 위해 6년 전인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고, 지난해 6월 두 자녀 제한을 폐지했다.
국제 통계 누리집인 월드오미터의 인구 추산치를 보면, 중국은 22일 현재 14억5268만명으로 세계 1위이고, 인도가 14억1310만명으로 2위다. 두 나라 인구는 2023년께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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