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루드비히스하펜에 있는 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22년 11월 7일(현지시각) 촬영. AP 연합뉴스
올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난해보다 1%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추세면 2030년대 초반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의 ‘문턱’을 넘어서게 된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해온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 연구자들은 11일(현지시각) ‘글로벌 탄소 예산 2022’ 보고서를 내어, 전세계 나라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공기 중에 뿜어내는 탄소가 올해 탄소 336억t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1시간 15분마다 이집트 기자에 있는 대형 피라미드 무게 만큼 나오는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설명했다.
나라별로는 최대 배출국인 중국이 0.9% 줄어드는 반면, 2위국 미국은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중국의 배출량이 증가세였고 미국은 감소세였지만, 이 흐름이 뒤바뀐 것이다.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중국의 산업활동이 줄어든 반면 미국은 방역 완화로 여행과 이동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인도가 6% ‘껑충’ 늘어나고 유럽은 0.8% 줄어들며, 나머지 지역은 1.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염원별로 보면 석탄이 1%, 석유가 2% 늘어나는 반면, 천연가스는 0.2% 줄어든다. 천연가스의 감소는 러시아가 유럽의 경제 제재에 맞서 가스관을 잠근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석탄의 탄소배출 기여도는 40%가 되며, 석유는 33%, 천연가스는 22%를 차지하게 된다.
최근 10년간 탄소배출 증가율은 2000년대 연 3%에서 약 0.5%로 줄어들었다. 증가율은 줄어들었지만 전체 배출 양은 계속 늘고 있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선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되는 탄소배출 총량을 3800억t으로 보고 있다. 현재 추세로 배출이 이어지면, 2030년대 초에 ‘1.5도 문턱’을 넘어서게 된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킴 코브는 “탄소배출 문제에서 희망이 별로 안 보인다. 지구 온도 상승을 최소 수준에서 억제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의 탄소배츨은 2020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5.3%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5.6% 증가로 돌아섰다. 올해 다시 1% 늘어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배출감소 효과는 이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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