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중국군 윙맨 드론 FH-97A. 웨이보 갈무리
중국이 에어쇼에서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하는 ‘윙맨 드론’(무인기)의 실물을 공개했다. 윙맨 드론은 공중전을 새 국면으로 이끌 게임 체인저로,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8일 개막한 주하이 에어쇼에서 첫 공개된 ‘윙맨 드론’은 페이홍(FH)-97A로, 지난해 공개된 FH-97의 일부 기능을 개선한 것이다. 중국우주과학기술공사 산하 페이홍사에서 개발한 다목적 스텔스 드론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수석 개발자를 따로 인터뷰하는 등 중국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다.
윙맨 드론은 유인전투기와 함께 전투에 나서, 정찰·엄호·유인·교란 임무 등을 하는 무인기다. 영화 ‘탑건’에 나오듯 전투기는 보통 두 대 이상이 임무를 나눠 공동작전을 하는데, 이 가운데 위험 임무인 정찰과 유인, 교란 임무 등을 수행하는 ‘윙맨’을 무인기로 대체한 것이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유인 전투기를 향해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막는 방패 역할도 할 수 있다. FH-97A의 수석 개발자 덩솨이는 <글로벌타임스>에 “윙맨 드론은 센서이자, 탄약고이며, 조종사를 위한 지능형 조수”라며 “윙맨 드론을 통해 조종사의 상황 인식과 공격 범위를 확장해, 조종사가 편대 지휘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H-97A는 지난해 공개된 FH-97에 비해 스텔스 기능과 공기흡입 방식 등이 개선됐다. 6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고, 8개의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엔진이 2개 탑재돼, 하나가 고장 나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지상이 아닌 선박에서 이·착륙할 수 있으며, 아직 가능하지 않지만 공중 급유 능력도 추진하고 있다.
윙맨 드론의 도입은 미래 공중전의 모습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무인기가 함께 할 경우 기존 유인 전투기 편대보다 훨씬 위험하거나 과감한 작전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수백만 달러대로 낮아, 대규모 드론 편대를 꾸릴 수도 있다. 덩솨이는 “드론 윙맨은 최근 몇 년간 무인 항공기 분야의 핵심 화두이며, 미래 무인 전투 시스템의 중요 부분이 될 것”이라며 “기존 유인 전투기 공중전의 패턴을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윙맨 드론의 개발과 실전 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군은 윙맨 드론인 발키리(XQ-58A)를 개발해 2019년 처음 비행했고, 2023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도 보잉과 함께 윙맨 드론(MQ-28A)을 개발하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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