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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탈리아, 난민선 내 어린이 등 144명 하선 첫 허용했지만…‘선별’ 논란

등록 2022-11-07 11:49수정 2022-11-07 13:49

멜로니 정부, 비취약자 35명은 하선 거부
지중해를 건너온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구조선 휴머니티1호에 탄 채 갑판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중해를 건너온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구조선 휴머니티1호에 탄 채 갑판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중해 난민 수용에 반대하던 이탈리아 새 정부가 처음으로 난민 구조선의 아동·여성·부상자 등 140여명의 취약자를 선별해 하선을 허용했다. 하지만, 같은 배에서 비취약자로 분류된 이들의 하선은 거부해 ‘선별’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독일 구호단체 ‘에스오에스(SOS) 휴머니티’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휴머니티1’호를 타고 지중해를 표류하던 아프리카 이주민 179명 중 144명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 하선했다. 마테오 피안테도시이탈리아 내무부 장관은 지난 4일 “‘휴머니티1’호는 미성년자와 긴급 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상륙시킬 수 있을 만큼만 이탈리아 영해에서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는 독일과 노르웨이 구호단체 소속 난민 구조선 4척이 이주민 1075명을 구조해 이탈리아 정부에 입항을 요청했왔다. 하지만 인근국 이탈리아와 몰타가 모두 입항을 거부해 10일 이상 바다 위에 표류해왔다.

‘휴머니티1’호에 타고 있던 약 35명의 성인 남성들은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이유로 하선이 거부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144명의 취약자를 하선시킨 뒤 휴머니티1호에게 카타니아 항구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휴머니티1’호를 운영하는 ‘에스오에스(SOS) 휴머니티’는 “해상에서 구조된 모든 생존자가 하선할 때까지 명령을 거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시칠리아섬을 방문한 구호단체 활동가들, 이탈리아 일부 국회의원 등은 ‘취약자’를 분류하는 하선 대상자 선정 과정이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이라고 이탈리아 정부에 항의했다. 이탈리아의 유일한 흑인 하원의원인 아부르바카르 수마호로는 카타니아 항구를 방문한 뒤 트위터에 남긴 메시지에서 “현재 카타니아 항구에서 선별 상륙이 진행되고 있다. 추위, 피로, 트라우마, 고문으로 이미 지친 표류자들의 닳은 육신은 멜로니 정부에 의해 물건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극우로 평가받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취임한 뒤 난민 구조선들의 입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이날 처음 건강 상태가 취약한 이들에 한해 영토 내 하선을 허용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일 멜로니 총리에게 이탈리아가 이주민을 먼저 하선시킨 뒤 난민 수용 의사를 밝힌 국가들이 함께 이들의 수용을 배분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멜로니 총리는 배분 비율을 밝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즉시 거절했다.

‘에스오에스(SOS) 휴머니티’와 국경없는 의사회는 바다에서 구조된 모든 이가 ‘취약자’에 해당하며 국제법상 이들은 안전한 항구에 정박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구조작업은 모든 생존자들이 안전한 곳에 상륙했을 때만 완료된다. 이주민을 태운 다른 구조선들은 바다 위에서 발이 묶였다. 구조선에 탄 이주민들은 음식과 의약품이 부족하고 감염병 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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