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공산당의 헌법인 ‘당장’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을 강화하는 ‘시 주석 당 핵심 지위 수호’가 당원의 필수 의무로 들어갔다.
26일 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지난 22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개정된 당장의 전문을 공개했다. 당장은 정강과 당원, 당의 조직·제도, 기율 등 총 11개 장, 55개 조로 구성돼 있다. 개정된 당장에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를 강조한 이른바 ‘두 개의 수호’와 내수 중심 경제 정책을 뜻하는 ‘쌍순환’, ‘대만 독립 반대’ 등의 문구가 새로 들어갔다. 일부 관측과 달리 과거 마오쩌둥에게 붙였던 칭호인 ‘영수’라는 표현은 들어가지 않았다.
당원의 의무 등을 규정한 1장에서는 당원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의무(3조)로 ‘두 개의 수호’가 새로 들어갔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 영도를 결연히 수호한다는 내용의 중국식 표현이다. 시 주석과 그를 중심으로 한 공산당의 권력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이는 실제 당 최고지도부 인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3일 공개된 당 상무위원회는 시 주석 외에 6명 전원이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개혁개방 이후 정착된 중국 최고지도부의 집단지도 체제를 ‘시진핑 1인 체제’가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에 삽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두 개의 확립’은 들어가지 않았다. 이는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 핵심 지위 확립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뜻하는 중국식 표현이다.
경제 영역에서는 내수를 중심으로 국내 및 국제 순환이 상호 촉진되도록 한다는 의미인 ‘쌍순환’ 발전이 당장에 새로 들어갔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경쟁이 극심했던 2020년 중반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내수 중심 성장을 뜻하는 ‘쌍순환’ 정책을 내세워 왔다.
시 주석의 사회·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와 관련해선 “빈궁을 없앤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2017년 개정된 당장에는 “일부 지역과 일부 사람들을 먼저 부유하도록 장려해서 점진적으로 빈궁을 없애고 공동부유를 달성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빈궁 관련 부분만 빠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7월1일 당 창건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중화민족을 수천 년 동안 괴롭혀 온 빈곤문제를 해결해 ‘샤오캉 사회’를 전면 실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 대회 폐막일 때 예고한 대로 “대만독립에 결연히 반대하고 억제한다”는 문구도 당장에 새로 포함됐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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