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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이란, 러시아에 드론 이어 미사일도…우크라 단교, 서방 강력반발

등록 2022-10-19 11:48수정 2022-10-19 16:08

수석 부통령, 최근 모스크바 방문해 합의
이란 관리들. 드론공급도 인정…추가공급 계획
이란이 드론에 이어 단거리 미사일도 러시아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군의 드론 발사 훈련 장면. WANA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드론에 이어 단거리 미사일도 러시아에 제공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군의 드론 발사 훈련 장면. WANA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이란제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사거리 300~700㎞ 정도의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도 러시아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란제 드론을 문제 삼아 이란과 단교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사일까지 제공하게 되면, 미국 등 서방의 강력한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란의 고위 관료 2명과 외교관 2명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모하마드 모흐베르 수석 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미사일 등 무기 제공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계자 2명과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 관계자 한명도 동행했다.

한 이란 외교관은 통신에 “러시아가 드론 추가 공급과 함께 정밀도가 개선된 탄도 미사일을 요청했다. 특히, 파테 미사일과 졸파가르 미사일을 원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그들은 (단거리 미사일 외에) 중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많은 미사일을 원했지만, 우리가 조만간 제공할 수 있는 미사일은 졸파가르와 파테-100 미사일 몇백기 정도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미사일이 제공될지는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곧 2~3번에 나눠 수송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테 미사일은 옛 소련이 개발한 스커드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이란이 2002년부터 실전 배치한 고체연료 미사일이다. 이란이 러시아에 제공하기로 한 파테-100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로 알려졌다. 졸파가르 미사일은 파테-100 미사일의 장거리 버전으로 2017년 실전 배치됐으며 사거리는 700㎞다.

이란 관리들은 그동안 러시아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온 샤헤드-136 드론을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드론은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하는 작은 탄두를 실을 수 있어 이른바 ‘자폭 드론’으로 사용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러시아가 이 드론을 이미 2400기 주문했으며 ‘게란-2’라는 이름을 붙인 뒤 자국 공격에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그동안 이 드론의 러시아 수출을 부인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아라시2 공격용 드론도 요청했으나, ‘기술적 문제’ 때문에 이란쪽이 이를 거부했다고 이란 관리들이 전했다. 한 관료는 “혁명수비대 사령관들은 러시아가 이 드론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경우 드론 기술 정보가 미국쪽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란의 미사일 제공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서방의 한 관료도 두쪽의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유럽 한 국가의 외교관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자체 무기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란과 북한 등에서 무기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며 “드론과 미사일은 (이런 움직임의) 논리적 다음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러시아에 대규모로 무기를 수출하기로 하며 서방과 관계 개선이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협정)의 복원도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 7월 합의된 이란 핵협정은 이후 유엔 안보리 2231호 결의로 뒷받침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이 합의를 파기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들어 복원을 위한 협상이 이어져 왔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지난 17일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하는 것은 이 결의안 위반이라는 영국과 프랑스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의 한 외교관은 “무기를 어디에 쓸지는 구입하는 쪽의 문제다. 우리는 서방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느 쪽 편도 들지 않는다. 우리는 외교적 수단을 통한 분쟁 해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이와 별도로 17일 ‘히잡 반대 시위’ 탄압에 관여한 이란 고위 당국자과 종교경찰 등에 대한 제재에 나서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관계 역시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8일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데 대응해 이란과의 단교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단교를 정식으로 제안했다며 “이란은 양국 관계 파탄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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