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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물가는 천정부지, 임금인상은 쥐꼬리…영국 보건노조 파업투표

등록 2022-10-17 14:18수정 2022-10-18 02:46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 바뇰레의 토탈에너지 주유소 앞에서 차들이 줄을 서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프랑스에서는 휘발유를 구하기가 어려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뇰레/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 바뇰레의 토탈에너지 주유소 앞에서 차들이 줄을 서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프랑스에서는 휘발유를 구하기가 어려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뇰레/AP 연합뉴스

1970년대 후반 영국을 덮친 ‘불만의 겨울’이 ‘불만의 가을’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만의 겨울이란 1978년 11월부터 1979년 2월까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부가 임금인상률 상한제를 내걸자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에 나섰던 것을 의미한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최대 노조인 공공부문 노동조합 유니슨(Unison)은 국가보건서비스(NHS) 노조원 40만6000명을 대상으로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27일부터 파업 찬반 투표를 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이미 투표가 진행 중이다. 투표는 다음 달 25일까지 진행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간호사노조(NCR)를 포함해 국가보건서비스 노동자들이 가입한 다른 노조도 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니슨에 합류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영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의사·치과의사·수련의와 고위관계자 등을 제외한 국가보건서비스 직원들의 급여체계가 있는데, 영국 정부는 이들에 대해 약 4%의 임금인상 제안을 했다. 8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9.9%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에서 노조는 민간 부분의 평균 인상률(6.8%)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본다.

크리스티나 맥아네아 유니슨 사무총장은 “국가보건서비스는 직원을 지키거나 새로 뽑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급차에서 일하는 노동자 등 일부는 이미 의료서비스가 파업에 들어간 수준으로 나빠졌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국가보건서비스가 처음이 아니다. 6월에는 철도 노동자 약 4만명이 임금인상과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면서 30여년 만의 파업에 나섰고, 8월에는 항구 노동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영국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부터 석유기업 노동자들이 파업하면서 휘발유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유럽에서 전개되는 파업 양상은 1970년대 말 있었던 ‘불만의 겨울’에 비유되기도 한다. 당시 정부가 임금인상률을 5%로 제한하고 나서면서 영국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대규모 파업은 각종 서비스 마비를 불렀고, 이는 노동당 정권이 무너지고 마거릿 대처 정권이 들어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국가보건서비스 노조의 파업투표를 “영국이 ‘불만의 가을’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14일 프랑스 노동자들의 파업을 전하며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부족으로 ‘불만의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며 “유럽의 안정성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는 연합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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