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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알몸 불법이민자 그리스-튀르키예 국경서 대거 발견…서로 비난

등록 2022-10-17 10:11수정 2022-10-17 18:12

2020년 2월 튀르키예에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하고 있는 이민자들의 모습. 이 사진은 이번에 발견된 불법 이민자들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AP 연합뉴스
2020년 2월 튀르키예에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하고 있는 이민자들의 모습. 이 사진은 이번에 발견된 불법 이민자들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AP 연합뉴스
난민 문제를 두고 수년간 대치해온 그리스-튀르키예(터키) 국경에서 이번엔 알몸 상태의 불법이민자가 다수 발견됐다. 양국이 서로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비난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엔난민기구(UNHCR)는 16일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그리스 경찰은 지난 14일 튀르키예와의 북부 국경에서 불법이민자 92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모두 남성인 이들은 알몸 상태로 발견됐으며 일부는 다친 상태였다. 그리스 경찰과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처(프론텍스)의 조사 결과, 이들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아프간)과 시리아 출신으로 보트를 타고 양국의 경계에 있는 마리차강(에브로스강)을 건너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론텍스는 알몸 상태로 발견된 이들이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노티스 미타라키스 그리스 이민장관이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이들의 알몸 사진은 너무 처참해 제대로 들여다볼 수도 없다. 그리스 경찰당국은 이들이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옷과 식사 등 응급처치를 했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즉각 튀르키예를 비난했다. 미타라키스 장관은 트위터에서 “국경에서 구출된 92명의 이민자들에 대한 튀르키예의 행동은 문명의 수치”라고 썼다. 튀르키예가 이들을 알몸으로 내쫓았다고 본 것이다. <비비시>(BBC)에 따르면, 타키스 테오도리카코스 그리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튀르키예를 비난하면서 “불법이민을 조장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그리스의 주장이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파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 수석대변인은 “그리스의 가짜 뉴스 기계가 다시 일하고 있다”며 그리스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스마일 차타클르 내무차관도 “(그리스가) 튀르키예의 인권 침해 사례를 하나도 찾지 못했으면서 자신들의 잔혹함을 마치 튀르키예가 한 것처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난민과 밀입국 문제로 해묵은 갈등을 겪고 있다. 튀르키예는 아프리카 지역의 이민자들이 유럽연합 지역으로 넘어가는 관문이 되는 곳이다. 유럽으로 들어가기 위해 튀르키예를 찾는 난민이 급속히 늘어난 것은 2015년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한해 동안 100만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오면서 유럽에서 반난민 정서가 강해지고 극우 정당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와 유럽연합은 2016년 난민 협정을 맺었다. 튀르키예가 유럽으로 넘어가려는 난민을 받아주는 대신 유럽연합은 튀르키예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020년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국경 개방을 선언하면서 다시 그리스로 난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더는 유럽의 난민 창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그리스는 지난해 난민을 막기 위해 튀르키예와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을 설치했다. 이 지역은 이번에 알몸 상태의 불법이민자들이 발견된 지역과 겹친다.

이런 가운데 유엔난민기구는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16일 “충격적인 보도와 이미지에 깊이 충격을 받았다”며 “(불법이민자에 대한) 잔인하고 굴욕적인 대우를 비난하고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그리스와 튀르키예 국경에서 발견된 불법 이민자들. 노티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장관 트위터
그리스와 튀르키예 국경에서 발견된 불법 이민자들. 노티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장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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