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본인의 3연임을 확정하는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긴 하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직접 국내 최대 정치행사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당 대회 개막 행사에서 1시간45분 동안 낭독한 업무보고를 통해 대만 정책에 대해 “우리는 최대의 성의와 최선의 노력을 다해 평화 통일을 쟁취할 것”이라며 “하지만 무력사용을 포기한다는 약속은 절대 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선택항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통일 민족부흥 역사의 수레바퀴는 쉼 없이 굴러가고 있다”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반드시 실현해야 하며 또 기필코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과거부터 대만은 국내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무력사용 포기 선언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또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기본 입장으로 삼아왔다.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일주일 뒤 중국 국무원이 펴낸 대만 백서에도 이런 내용이 명시돼 있다. 대만 백서는 1993년, 2000년에 이어 22년 만에 나온 것이다.
이날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중국 지도자 가운데 유례없는 3연임을 시도하고 있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대만 통일 문제를 임기 안에 해결하려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날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