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상하이 주민들의 생수 사재기 모습. 웨이보 갈무리
중국 상하이에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며, 주민들이 ‘생수 사재기’에 나섰다. 당국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올 3~6월 코로나19 봉쇄를 겪은 상하이 일부 주민들은 물 비축을 그치지 않았다.
13일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상하이 주민들이 집 안에 5ℓ, 2ℓ 등 다양한 생수를 잔뜩 비축해 놓은 사진과 슈퍼마켓 매대에 생수가 거의 동난 사진 등이 올라왔다. 온라인 슈퍼에서도 생수를 사기 어렵고, 주문을 해도 5~6일 뒤에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최근 일부 주민들이 물 공급이 끊긴다는 소식에 생수 사재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괜찮을 거라고 브리핑을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수 사재기는 상하이 수도국의 최근 발표가 발단이 됐다. 지난 11일 상하이 수도국은 “12일 수도관과 물탱크 청소 작업으로 주거지 10곳의 수돗물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수도국은 지난달 24일 양쯔강 부근 두 저수지에 바닷물 유입이 증가하고 있고 물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두 가지 소식이 합쳐지면서 ‘바닷물이 역류해, 상하이 전역에 수돗물이 끊길 수 있다’는 루머로 발전했다.
생수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자, 상하이 수도국은 시의 수돗물 생산과 공급이 정상적이며 물 공급을 차단하거나 제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안한 주민들의 마음을 쉽게 달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인구 2500만명의 상하이시는 올해 3월 말부터 6월까지 두 달 넘게 도시 전역이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특히 3월 말 상하이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도시 봉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도시를 전면 봉쇄하면서 주민들의 분노를 샀고 신뢰를 잃었다. 당시 많은 주민이 당국의 발표를 믿고 추가 식량 등을 준비하지 않았다가 집 안에 갇히면서 큰 곤란을 겪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코로나19 봉쇄가 상하이 정부의 신뢰와 진실성에 대한 의문을 급증시켰다”며 “위기가 현실이 될 경우에 대비해 물을 비축해 놓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는 현지 주민의 말을 전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