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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푸틴, 튀르키예 통해 유럽에 가스 공급 제안

등록 2022-10-13 11:40수정 2022-10-14 14:27

튀르키예에 유럽 최대 가스허브 구축 제시
“노르트스트림2 일부 구간도 이용 가능”
유럽, 내년부터 가스 공동구매 나서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폭발로 손상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일부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이를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북부 루프민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관련 시설. 루프민/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폭발로 손상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일부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이를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북부 루프민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관련 시설. 루프민/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폭발로 손상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일부 구간을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며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손상에 따른 공급 부족분은 튀르키예(터키)를 거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용을 거부했고, 튀르키예는 이 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에너지 주간 포럼’에서 지난달 폭발로 손상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일부 구간은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가스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가스를 공급받을지는 유럽연합(EU)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대통령실이 밝혔다.

발트해 바다 밑에 설치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지난달 26, 27일 잇따라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로 손상됐다.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지난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건설은 완료됐으나 독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승인을 취소해 개통되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이제 선택은 유럽연합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흑해 바다 밑에 건설된 가스관을 유럽에 대한 주 공급 경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튀르키예에 유럽 최대의 가스 허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용을 거부하면서, 러시아가 가스를 다시 공급하겠다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최고경영자는 흑해 바다 밑에 설치된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보다 더 깊게 매설되어 있다며 “유럽연합과 튀르키예의 국경에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걸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티흐 된메즈 튀르키예 에너지장관은 이날 포럼에서 튀르크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은 처음 듣지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가 작업이 필요하지만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에너지 위기 공동 대응을 위해 내년 여름부터 가스 공동 구매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부 장관이 밝혔다. 그는 27개 회원국 에너지장관들이 이날 프라하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고 이렇게 합의했다며 이 제안을 승인하기 위해 11월 긴급 관계 장관 회의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가스 가격 안정을 위해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는 세부 사안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지난 6월 발전용 가스에 상한제를 도입한 뒤 이에 호응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는 상한제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유럽연합의 주요 가스 공급국인 노르웨이도 상한제를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공급처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과 모리타니 연안의 가스전에서 내년 말부터는 가스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는 2019년 독일 전체 가스 사용량의 5배 규모가 매장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사업이 80% 정도 진행된 가운데 독일과 폴란드가 이 가스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나이지리아, 모잠비크도 유럽에 새로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들로 주목받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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