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다친 남성이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방으로 분류되는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합동기동부대를 구성해 배치할 계획을 밝히며 참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추가적인 군사지원이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시민들을 공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한 행동은 21세기에는 설 자리가 없다”며 “나는 그들(러시아)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크림대교 붕괴에 따른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주요 7개국(G7)은 11일 긴급회동을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날 러시아의 공격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한다.
각국은 러시아가 월요일 출근길 시민들을 공격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성명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지를 다시 확인하고 민간인 사상자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대변인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젤렌스키와 통화하고 독일과 다른 주요 7개국의 지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제임스 클레블리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민간인을 공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격은) 푸틴의 강함이 아니라 약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도 미사일 공격을 야만적인 행위이자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러시아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몰도바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일부가 자국의 영공을 침범했다며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불렀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를 향하는 러시아 미사일 일부가 자국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로 불리는 친러 국가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합동으로 부대를 구성해 서쪽 접경지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을 공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군사 배치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10개 도시 이상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만 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들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사실을 인정하며 자국 영토에서 추가적인 “테러 행위”가 발생하면 “더욱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일부 붕괴된 것에 대한 보복 공격임을 시사한 것이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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