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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사우디 주도 오펙플러스 원유감산 결정에…“이기적” 백악관 분노

등록 2022-10-06 17:28수정 2022-10-07 10:01

미 물가안정 등에 타격…에너지 동맹 ‘흔들’
“사우디가 러시아와 명백히 보조를 맞춘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5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오펙플러스 회의 뒤 언론 콘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빈/AFP 연합뉴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5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오펙플러스 회의 뒤 언론 콘퍼런스에 참석해 있다. 빈/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이뤄진 세계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의 하루 200만배럴 감산 결정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는”, “이기적이고 잘못된 결정”이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전후 70여년 동안 이어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동맹’에도 상당한 균열이 예상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태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경제가 푸틴의 러시아 침공이 불러온 지속되고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생산을 줄인다는 오펙플러스의 결정은 근시안적인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의미 있는 가격 충격이 발생한다면, 이(그 피해)는 중저소득 국가들에 집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들이 이 결정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냐’고 묻자, 즉답을 피한 채 “오펙플러스가 내린 결정은 실수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사우디가 주도한 이번 감산 결정은 75년간 이어져온 미국-사우디 에너지 동맹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안정적인 원유를 공급받는 대가로 사우디의 안보에 도움을 줘왔지만 그 구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등 물가 잡기에 사실상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는 상태였다. 컨설팅회사인 ‘엔버러스’에서 오펙을 담당하는 빌 패런프라이스는 “사우디는 오펙을 자유세계와 충돌하는 길로 올려놓았다. 석유시장 관리라는 명목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다”며 “리야드에 (그로 인한) 정치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사우디와 냉랭한 관계를 이어왔다.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8년 10월 발생한 저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관여했다며 사우디를 ‘따돌림 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7월 사우디를 방문해 관계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사우디는 미국 주도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미국과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에너지 가격에 대한 오펙의 통제력을 줄이기” 위한 입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가 오랫동안 논의해온 반석유카르텔 입법인 이른바 ‘노펙’(석유생산수출카르텔반대법)의 입법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 법안은 오펙플러스 회원국과 석유회사들을 소송에서 보호하는 면책특권을 폐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법무장관은 오펙이나 사우디 등 회원국들을 미국 연방법원에 고소할 수 있다. 노펙은 지난 5월5일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는 비판에 “호전적 행위가 어디에 있는지 나한테 보여달라”며 “(에너지 시장은) 보호가 필요하고, 보호가 없다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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