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베이징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모여있다. 베이징 마라톤 조직위원회 누리집 갈무리
중국이 국제 탁구대회에 이어 다음달 3만명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를 연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대규모 체육행사를 취소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향후 방역 완화 여부가 주목된다.
4일 중국 <베이징일보> 등은 지난 2020년, 2021년 열리지 않았던 베이징 마라톤 대회가 다음 달 6일 열린다고 전했다. 3만명이 참가하는 대회로, 톈안먼 광장에서 출발해 올림픽 공원까지 달리게 된다. 엘리트 선수와 일반인 모두 참가하는데, 특히 일반인 참가 조건이 까다롭다. 20살 이상의 베이징 거주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하고, 대회 24시간 이내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풀코스 6시간 이내, 하프 코스 3시간 이내 완주 기록도 있어야 한다.
이 대회는 지난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이후 베이징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체육 행사다. 앞서 중국 당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올 9~10월 예정됐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내년으로 연기했고, 내년에 열 예정이었던 축구 아시안컵 개최를 포기하는 등 대규모 체육 행사 개최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예정됐던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를 예정대로 여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탁구대회는 지난달 30일 시작해 오는 9일까지 열린다.
특히 마라톤 대회 날짜가 오는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가 끝난 이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 대회 이후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강도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방역 완화 신호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당 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최대 정치 행사로, 이번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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