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손상으로 누출된 천연가스가 바다에서 기포를 일으키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2 가스관의 가스 누출 사고가 대형 환경 오염 사건이 되고 있다.
덴마크 에너지청은 28일 노르트스트림1·2 가스관에는 모두 7억7800만㎥의 천연가스가 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스관에 있는 이 가스들은 가스관 누출 사고로 방출되고 있으며, 이 가스들이 모두 방출되면 덴마크가 한해에 방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의 32%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밝혔다.
천연가스에 함유된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물질이다. 노르트스트림1,2 가스관에 있는 메탄가스는 25만t으로, 이는 자동차 130만대가 한해에 방출하는 온실가스 분량이라고 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과학자들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사건이 최악의 천연가스 누출 사건이고,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누출량은 아직 불확실하나, 가스관에 따라 10만~35만t의 메탄을 방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독일이 승인을 취소해 가동되지 못하고 있으나, 가스관에 약 3억㎥의 가스가 있었다. 이 정도 가스 양이면 약 20만t의 메탄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양의 메탄이 누출되면, 지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가스 누출사고인 앨리소캐년 누출사고를 능가한다. 앨리소캐년 누출사고 때는 메탄 10만t이 새어 나왔다. 메탄 10만톤은 자동차 50만대가 뿜어내는 온실가스와 맞먹는다.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도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지난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가스관에 가스는 차 있었다.
재스민 쿠퍼 영국 임페리얼대학교 화학공학 교수는 “메탄가스 자체는 이산화탄소보다도 더 강력한 온실가스”라며 “이산화탄소보다도 80~100배나 강하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메탄가스는 기름 유출과는 달리 바다 자체를 오염시키지는 않으나, 대기로 방출돼 강력한 온실가스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손상은 당장 복구할 수도 없어, 가스관에 있던 가스들은 모두 새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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