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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식량 위기는 서구 탓”…아프리카에 외교 공세

등록 2022-07-25 10:48수정 2022-07-25 10:52

러 외교, 아프리카의 주요 4개국 순방 나서
이집트에 곡물 공급 보장 약속 등 민심 달래기
식량위기 책임 부인…‘현 질서는 서방의 이익’
아프리카 국가 순방에 나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4일 첫 순방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연맹 사무총장인 아메드 아불 게이트의 영접을 받고 있다. 카이로/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국가 순방에 나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4일 첫 순방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연맹 사무총장인 아메드 아불 게이트의 영접을 받고 있다. 카이로/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흑해를 통해 곡물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의한데 이어, 아프리카에서 ‘곡물 수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큰 고통을 안기는 세계적 식량위기의 책임을 미국과 유럽에 돌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4일 이집트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외교를 시작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첫 순방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메 슈크리 외교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나서 “우리는 이집트의 주문을 완전히 충족시키겠다는 러시아 곡물 수출업자들의 약속을 확인한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고, 미래의 계약에 대해 합의했고, 곡물위기의 원인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수입 밀의 8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의 흑해 항로에서 공급받아온 이집트는 이번 전쟁으로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어왔다. 그 때문에 러시아와 관계도 소원해졌다.

라브로프는 이후 아랍연맹 대사들을 상대로 연설에 나서 모스크바가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야기했다는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는 “만약 객관적인 사실을 알고 싶으면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자료를 읽으면 된다. 이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부 계약과 공급망이 영향을 받으며 식량 시장의 어려움이 시작되었다고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식량 위기가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그로 인한 가격 상승) △4년에 걸친 아프리카 지역의 가뭄(그로 인한 수요 증가) △러시아에 대한 서구의 제재(그로 인한 공급 감소) 등의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상했다고 지적했다. 또 식량 자체는 서구의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곡물과 식량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러시아 배가 지중해 항구에서 기항하거나 외국 배가 러시아 항구에 기항하는 것은 제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주요 식량인 밀의 4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나아가 현재 중단된 상태인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이 서구의 개입으로 인해 방해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협상 얘기로 돌아가 보면, 4월 중순 이후로 (평화협상) 조약의 초안에 대해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서구에서 듣는 성명 등은 매우 적대적이고 호전적이다. 서구는 러시아가 전쟁터에서 패배하지 않고선 협상을 시작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구 국가들이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세계 질서의 미래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며 “그들은 모두가 규칙 기반의 세계 질서를 지지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규칙들은 서구 국가들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결하기를 원하는 특정 상황에 따라 쓰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랍과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는 이번 전쟁과 관련해 서구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식량과 에너지 위기로 가장 큰 고통을 강요받는 중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집트 일정을 마친 뒤 에티오피아, 우간다, 콩고 등을 방문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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