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 화면 갈무리
독일 정부가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9유로 티켓’(약 1만2000원) 행사를 시작한 첫 한달 동안 티켓이 2100만장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30일(현지시각) 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에 따르면, 독일운송회사협회(VDV)는 ‘9유로 티켓’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무제한 월간 이용권’이 6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2100만장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잉고 위트만 독일운송회사협회 사장은 “기존에 연간 이용권을 구매한 이들 1000만명까지 합하면 이달 총 3100만명이 혜택을 봤다. 목표 수치에 도달한 것은 물론 약간 초과했다”고 말했다. 인구 약 8200만명인 독일에서 세 명 중 한 명이 9유로 티켓을 구매한 셈이다. 협회는 사전 조사상 7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구매 의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티켓 판매 회사인 독일 철도(Deutsche Bahn)는 2019년 말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과 비교해도 6월 승객이 10~15% 증가했다고 밝혔다.
9유로 티켓은 고속철도 등을 제외한 독일 대중교통 대부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월간 이용권이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정책이다. 이 석 달 동안 9유로 티켓을 사면 티켓을 구매한 한 달 동안 모든 지하철과 교외 기차, 트램,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6살 미만의 동반 어린이는 대중교통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한 물가 상승 때문에 고통받는 독일 시민들이 여름 휴가철에 적은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독일 정부가 내놓은 행사다. 이 행사를 계기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고 자동차 운행 인구를 줄이자는 목적도 있다.
9유로 티켓 행사가 인기를 끌자 원래 예정됐던 기간 이후에도 행사를 이어갈지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독일 도시협회는 8월 말에 행사가 끝나는데 이후에도 행사를 계속할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독일 사회민주당·녹색당·자민당이 연합한 ‘신호등 연정’에 요청했다. 녹색당의 이렌네 미할릭 의원은 “연정은 여름 이후에도 더 많은 버스와 기차를 연결해 장기적으로 지역 대중교통 승객 수를 크게 늘리는 것이 목표”러고 말했다. 반면, 카타 마스트 사회민주당 의원은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 모든 비용이 9유로에 불과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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