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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화학공장에 민간인 500여명 갇혀…대피 놓고 ‘공방’

등록 2022-06-17 07:53수정 2022-06-17 08:49

어린이 38명 등 568명 생명 위태
러시아 “민간인 탈출 통로 제공”
우크라 “휴전 뒤에나 대피 가능”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핵심 도시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 도시인 리시찬스크에서 16일(현지시각)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리시찬스크/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핵심 도시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인근 도시인 리시찬스크에서 16일(현지시각)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리시찬스크/AP 연합뉴스

러시아의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의 화학공장에 갇힌 민간인 500여명의 탈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16일(현지시각) 이 공장에서 민간인이 나올 수 있도록 통로를 다시 열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쪽은 휴전이 성사되지 않으면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아조트 화학공장 안에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모두 568명의 민간인이 있으며 이들은 현재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시엔엔>과 전화 인터뷰에서 “화학공장에서 탈출을 시도하면 숨질 확률이 99%인 상황”이라며 “공격이 이어지고 있어서 상황이 극도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공장 안의 주민들은 (전투) 초기부터 대피하고 있던 이들이며 지난달 공장에서 나오도록 설득했지만 나오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몇가지 이유로 공장 안에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민간인 탈출을 위한 통로를 열었다고 밝혔으나, 하이다이 주지사는 휴전이 이뤄지기 전에는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말을 듣지만 그 중 99%는 헛소리거나 거짓말”이라며 “완전한 휴전이 이뤄지면 주민들을 밖으로 빼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비료 원료인 질산암모늄을 주로 생산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생산된 질산암모늄과 비료는 모두 공장 밖으로 옮겨졌다고 공장 소유주인 ‘그룹 디에프(DF)’가 밝힌 바 있다.

인근 도네츠크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이날 도네츠크주 경계 너머까지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데니스 푸실린 대표는 러시아 <리아 노보시티> 통신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무기를 공급하고 있어서, 도네츠크공화국 경계선에서 멈추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세력은 2014년부터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남·북쪽에서 러시아군과 분리주의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

푸실린 대표는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에 통합하기를 원한다며 “(러시아의) ‘특수 군사 작전’이 완료된 뒤에 주민투표 실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 작전이 연말 이전에 끝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은 침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 끌어들이는 것이 범죄 행위라는 걸 더 이상 설명할 길이 없어서 특수 군사 작전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과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러시아군의 잔악 행위를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는 매우 깨끗하다.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기구를 포함한 국제 외교관들은 서방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가짜 뉴스를 증폭시키는 데 자주 이용당한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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