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 상하이에서 봉쇄된 거리를 한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상하이 등 주요 지역 봉쇄로, 지난 4월 중국 경제 상황이 2020년 2월 이후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4월 구매자 관리지수(PMI)통계를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 모두 50 아래로 떨어졌고, 특히 서비스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40까지 떨어지는 등 타격이 심각했다. 주요 구매자 관리지수 지표가 모두 코로나19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 2020년 2월 이래 가장 낮았다.
국가통계국은 매달 말 구매자 관리지수 현황을 발표한다. 구매자 관리지수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 지수로,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그 아래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통계를 구체적으로 보면, 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47.4로, 2020년 2월 35.7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강국인 중국에서 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가 49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47.4는 유래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합친 비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41.9로 제조업보다 훨씬 타격이 컸다. 비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우한 사태 때인 2020년 2월 29.6까지 떨어졌다가 3월 52.3으로 회복했다. 이후 비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거의 50 이상을 유지하다가 지난 3월 50 아래인 48.4로 떨어졌다.
봉쇄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인 서비스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4월에 40.0까지 내려갔다. 서비스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1월과 2월에 50.3, 50.5를 기록하다가 선전, 지린성 등 봉쇄가 시작된 3월 46.7로 떨어졌고, 4월에는 40까지 하락했다. 앞서 2020년 2월 서비스업 구매자 관리지수가 30.1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상태다.
건설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4월 52.7로 주요 구매자 관리지수 중 유일하게 50을 넘었다. 그러나 중국의 건설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최근 2년 새 계속 55 이상을 기록해 왔고, 3월에도 58.1을 나타냈다. 4월 건설업 구매자 관리지수가 비록 50을 넘기긴 했지만, 이전과 견주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건설업 부양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0년 2월 건설업 구매자 관리지수는 26.6이었다.
중국의 4월 구매자 관리지수 하락 사태는 상하이와 저장성, 지린성 등 봉쇄의 영향으로 예상된 것이었다. 특히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는 지난 3월 중순부터 부분 봉쇄를 시작해 4월 내내 거의 완전 봉쇄 상태였다. 이런 상황은 이번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 봉쇄가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고, 수도 베이징도 지난달 말부터 부분 봉쇄를 시작했다. 지린성과 저장성 등은 봉쇄가 완화됐으나 후난성 정저우가 최근 봉쇄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로 코로나’(칭링)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8%에서 4.3%로 낮췄다. 중국 당국의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는 5.5%이며, 1분기에 4.8% 성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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