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부가 28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 병사들의 얼굴 사진.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갈무리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키이우 북부 도시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 병사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부차 학살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 소속 학살자 1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 부대는 자신들이 저지른 잔혹행위로 보상을 받았고, 전쟁터로 돌아갔다. 전쟁 범죄에 대해 정의를 회복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도 성명을 내어 “피의자들은 지명수배될 것이며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말 개전 직후 부차를 점령하고 있던 기간에 고의로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은 이날 얼굴이 공개된 이들은 “적대행위를 하지 않고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은 후 무릎을 꿇리고 끈으로 손을 묶은 채 눈을 가렸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정보를 빼내려 했다. 주민을 구타했으며, 개인 소지품과 가전제품을 약탈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28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 병사들의 얼굴 사진.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갈무리
이에 앞서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지난 10일 영국 <스카이 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 여러 도시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현재까지 1222명의 주검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있는 사건 5600건을 조사하고 있고, 이미 500명의 용의자를 확인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저지른 전쟁 범죄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공동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이 확인한 500명의 용의자 가운데는 러시아의 “군국주의 정치가와 프로파간다의 대리인”도 포함돼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제기한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해 ‘거짓 선동’이라며 전면 부인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지난 18일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제64 기계화여단을 ‘근위여단’으로 승격시켰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