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인근의 마누시에 있는 공동묘지에 추가로 무덤이 지어지는 모습이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에 포착됐다. 3월23일(왼쪽)에는 없던 매장지가 26일에는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 화면 갈무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대부분을 장악한 가운데, 마리우폴 인근 공동묘지에 새 무덤들이 지어지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우크라이나는 이곳에 수천명의 민간인이 묻혔을 거라며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는 21일(현지시각) 마리우폴에서 12마일(약 19㎞) 떨어진 마누시의 한 공동묘지에 새 구역이 건설되고 있는 모습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3월30일 촬영된 사진에는, 그 열흘 전과 비교해 기존의 묘지 둘레를 따라 직선으로 네 개의 구역에서 약 200개의 매장지가 새로 지어졌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텔레그램에 성명을 내어 마누시의 이 공동묘지에 최대 9000명의 민간인이 묻혔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시신들이 “여러 겹으로 매장됐다”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성명을 내어 “21세기 최대 전쟁범죄가 마리우폴에서 자행됐다. 이것은 새로운 바비 야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있는 바비 야르 계곡은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1년 나치 독일군에 우크라이나 유대인 약 3만4000명이 학살당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 새로운 공동묘지는 이달 초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발견된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마누시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초기부터 마리우폴을 집중 공략하면서 러시아군의 손으로 넘어간 마을이다. 러시아는 남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집중적으로 포위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거점으로 삼아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마리우폴 해방을 위한 전투는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사실상 ‘승리’를 선언하고, 아조우스탈 일대에 대한 공격을 취소하고 봉쇄하라고 명령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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