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일(현지시각)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을 첫 시험발사했다.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르맛이 발사되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20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며 핵위협을 키웠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사전에 통지 받았다며, 미국과 동맹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20일 오후 3시12분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르맛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캄차카 반도의 목표 지역에 떨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사르맛 시험발사는 이번이 첫번째이며, “테스트 과정을 마무리한 뒤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르맛은 지난 2018년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차세대”라고 부르며 자랑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를 ‘사탄-2’라고 부른다. 최대 사거리 1만8000㎞에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t)급 핵탄두를 15개까지 탑재하고 지구상 어디에도 1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 위력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시험발사 뒤 푸틴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사르맛 미사일이 서방의 제재 속에도 “순수 국내산 부품으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하면서 “시험발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으로 독창적인 이 무기는 우리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외부 위협에 맞서 러시아의 안보를 확실하게 보장할 것”이라며 “광란의 공격적 수사들이 판치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위협하려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적,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전세계 어디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하며 위협으로 맞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미국에 시험발사 전에 통보해왔다면서 “이런 테스트는 통상적인 것으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이나 동맹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핵무기 통제를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뉴스타트 조약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때 상대방에게 미리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번 시험발사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이번 발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