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4일 밤 러시아의 국영 방송 채널1에서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던 도중 이 회사 직원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앵커 뒤로 뛰어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기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채널1 화면 갈무리. AFP 연합뉴스
지난달 러시아 국영 채널1 생방송 뉴스 시간에 전쟁 반대 기습 시위를 했던 마리나 오브샤니코바(43)가 일간지 <디 벨트> 등을 소유한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스프링거에 채용됐다.
악셀스프링거는 11일(현지시각) 오브샤니코바가 프리랜서 기자로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현지에서 <디 벨트>에 기사를 쓰고, 텔레비전 뉴스 채널에도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프 포르샤르트 <디 벨트> 편집장은 “오브샤니코바의 생방송 시위는 국가 탄압의 위협에도 가장 중요한 언론 윤리를 지켜냈다”며 “함께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오브샤니코바는 지난달 14일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 뒤로 손팻말을 들고 뛰어들어 “전쟁을 멈춰라. (러시아 정부의) 선전을 믿지 마라”고 외쳤다. 이후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280달러(약 35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한편, 러시아의 유명한 반정부 활동가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가 이날 경찰에 체포됐다. 러시아의 야당 정치인인 일리야 아신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카라-무르자가 모스크바 자택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고 알렸다. 그는 체포 이유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언론이나 사회관계망에서 한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발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카라-무르자는 경찰에 체포되기 몇 시간 전에도 미국 <시엔엔>(CNN)과 인터뷰에서 “푸틴 정권은 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종말을 맞을 것이고, 푸틴 이후에는 민주 정부 러시아가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정부 비판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러시아 비밀 경찰의 독살 시도로 의심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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