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유럽연합으로부터 안전 규정 위반을 이유로 유럽연합 내 운항 금지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의 대표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항공기. 소치/타스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11일(현지시각) 안전 문제를 내세워 러시아 항공사 21곳을 유럽연합 내 운항 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이날 국제 안전 기준에 미달해 유럽연합 내 운항이 금지·제한되는 항공사 목록인 ‘영공 안전 목록’에 아에로플로트 등 러시아 항공사 21곳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압수한 외국 소속 항공기에 대한 안전 인증을 거치지 않고 재등록했다며 이는 국제 항공 안전 기준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록에 포함된 항공사는 유럽연합 영공 내 운항이 금지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중순 외국에서 임대한 민간 항공기를 압수해 국내선에 투입하도록 허용하는 조처를 취했다.
아디나 벌레안 유럽연합 교통 담당 집행위원은 “러시아 항공당국이 적절한 안전 인증을 거치지 않은 채 수백대의 외국 소유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게 허용했다”며 “이는 고의로 국제 안전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벌레안 집행위원은 “우리가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직면하고 있지만 이번 조처는 러시아에 대한 또다른 제재가 아니다. 이번 결정은 순전히 기술과 안전 문제에 근거에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처로 유럽연합 내 운항 금지 대상 항공사는 모두 117개로 늘었다. 기존의 운항 금지 대상은 아프가니스탄, 콩고, 네팔 등 15개 국가에서 안전 인증을 받은 90개 항공사였으며, 이날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의 항공사도 러시아 항공사들과 함께 운행 금지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또 이란에어와 북한의 고려항공은 특정 기종의 항공기만 유럽연합 내 운항이 허용되는 제한적 규제를 받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은 2월27일 러시아 재벌들의 개인용 비행기를 포함한 모든 러시아 항공기의 역내 진입을 금지하는 제재 조처를 발표했다. 미국도 3월1일 모든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민항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와 보잉도 러시아 항공사들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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