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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국채 이자 등 루블화로 지불 불가피”

등록 2022-04-07 10:38수정 2022-04-07 10:41

재무부, “한 외국 은행이 이자 지급 업무 중단”
채무불이행 위험 커져…국채 가치, 원금의 20% 이하로
러시아 루블화 지폐를 배경으로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 하락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루블화 지폐를 배경으로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 하락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6일(현지시각) 외화 국채에 대한 이자 지급 업무를 한 외국 은행이 거부했다며 서방의 제재가 이어질 경우 루블화로 국채를 상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한 외국 은행이 두 건의 채권에 대한 이자 6억4900만달러 지급 업무 진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재무부는 이 은행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재무부는 이에 따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표시 유럽본드 채권을 루블로 상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는 국채 이자나 원금에 해당하는 액수만큼의 루블화를 특별 계좌에 예치해둘 것이라며 향후 금융 제재가 풀린 뒤 다시 달러 등 외환으로 바꿔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채무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채무 상환이 저지된다면 (앞으로는) 루블로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론적으로 보면, 채무불이행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이는 순전히 인위적인 것”이라며 러시아가 실질적인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국채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미국 제이피모건 은행의 이자 지급 업무가 미국 재무부에 의해 지난 4일 중단됐다고 전했다. 제이피모건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지금까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적이 없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한 펀드의 매니저는 “러시아가 외채 상환 의지와 능력을 빠르게 잃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러시아가 발행한 국채의 시장 가치는 액면가의 20% 이하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채권 매수 희망 가격은 원금의 15% 수준에 불과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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