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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부차 민간인 집단 매장 확인…“러시아 전쟁 범죄”

등록 2022-04-04 07:43수정 2022-04-04 10:35

우크라이나 당국, 시신 410구 수습
부차에서는 집단 매장지 발견
손이 뒤로 묶인 시신, 거리에 방치
미국 등 각국 ‘부차 학살’ 강력 비판
유엔, 독자적인 조사 착수 시사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인근 도시 부차의 한 교회 앞에서 민간인 집단 매장지가 확인됐다. 부차/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인근 도시 부차의 한 교회 앞에서 민간인 집단 매장지가 확인됐다. 부차/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철수한 이후 주변 지역에서 수백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돼,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3일(현지시각) 러시아군에서 탈환한 수도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신 410구 가운데 지금까지 140구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키이우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37㎞ 떨어진 도시 부차의 한 교회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10여명의 시신이 부대 하나에 한꺼번에 넣어진 채 매장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150여명이 매장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부차 시장은 매장된 시신이 300구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방송은 부차의 거리에서도 최소한 20명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신은 입을 벌린 채 숨져 있었고, 손이 뒤로 묶인 시신도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에서 타냐 네다시키브스카가 해군으로 복무 중이던 남편이 러시아군에게 살해된 경위를 설명하다 통곡하고 있다. 부차/로이터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에서 타냐 네다시키브스카가 해군으로 복무 중이던 남편이 러시아군에게 살해된 경위를 설명하다 통곡하고 있다. 부차/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부차 사건은 의도적인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쪽은 부차에서 민간인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집단 학살을 부인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부차에서 ‘도발’을 벌여 평화 회담을 방해하고 폭력을 악화시키려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 논의를 위한 회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 여성이 러시아군에게 살해 당한 남성이 묻힌 임시 묘지를 가리키고 있다. 주민들은 그를 부차의 공동묘지로 옮길 수 없어 이곳에 묻었다고 전했다. 부차/AP 연합뉴스
한 여성이 러시아군에게 살해 당한 남성이 묻힌 임시 묘지를 가리키고 있다. 주민들은 그를 부차의 공동묘지로 옮길 수 없어 이곳에 묻었다고 전했다. 부차/AP 연합뉴스

한 남성이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 침공 중 생긴 무덤을 가리키고 있다. 부차/로이터 연합뉴스
한 남성이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 침공 중 생긴 무덤을 가리키고 있다. 부차/로이터 연합뉴스

국제 사회는 일제히 ‘부차 학살’을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시엔엔> 방송에 출연해 집단 매장된 민간인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 데 대해 “이러한 사진을 볼 때 매우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집단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한 채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자료로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부차의 집단 매장 사진이 “끔찍하고 공포스럽다”며 가해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부차의 모습은 참을 수 없는 것이며 러시아 당국은 이 범죄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독립적인 조사가 시급하며 전쟁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지에서 사람들이 모여 애도하고 있다. 부차/A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지에서 사람들이 모여 애도하고 있다. 부차/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의 한 아파트 마당에서 3일(현지시각) 주민들이 서로 껴안고 볼에 입맞춤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러시아군 침공 이후 한 달 넘게 전기, 가스,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한 채 생활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침공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 부차/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의 한 아파트 마당에서 3일(현지시각) 주민들이 서로 껴안고 볼에 입맞춤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러시아군 침공 이후 한 달 넘게 전기, 가스,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한 채 생활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침공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 부차/AP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의혹을 유엔 차원에서 조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효과적인 책임 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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