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행사를 진행하던 크리스 록을 때리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배우 윌 스미스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에이피>(AP)통신 등에 따르면, 윌 스미스는 지난 1일 오후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회원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으며 추가 징계 조치도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윌 스미스는 성명에서 “내 행동에 대한 모든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것
이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여준 제 행동은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으며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아카데미가 지난달 30일 윌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한 지 이틀 만에 나온 대응이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은 “오는 18일 예정된 다음 이사회에서 아카데미 행동 기준 위반과 관련해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지난달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생방송 도중 시장자로 나온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했다. 크리스 록은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캣 스미스의 민머리 헤어스타일을 빗대 “<지 아이 제인>의 후속편을 기대한다”는 농담을 했고, 윌 스미스는 무대 위로 올라가 크리스 록의 뺨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지 아이 제인>은 여군 대위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에 지원하는 내용으로, 주연을 맡은 데미 무어가 극 중에서 삭발 투혼을 펼친다.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원형탈모증을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윌 스미스는 시상식 하루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크리스 록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윌 스미스는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용인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크리스,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다.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썼다. 이어 “농담을 받아들이는 것도 내 일의 일부지만, 아내 제이다의 질병에 관한 농담에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했다”며 “내 행동이 너무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시상식에서의 폭력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