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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만리재사진첩] 일곱살 피란민 아일리샤는 길 위에서 그리움을 배웠다

등록 2022-03-14 05:38수정 2022-03-14 09:46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를 가다 : 폴란드 프셰미실
프셰미실 출발 ‘난민 열차’에서 만난 사람들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 아일리샤(7)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지루해하며 창밖을 바라보다 기자의 카메라를 보며 미소짓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 아일리샤(7)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지루해하며 창밖을 바라보다 기자의 카메라를 보며 미소짓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빠빠(папа·아빠)”

4살 많은 언니 안젤리나(11)와 엄마 안나(37)를 따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떠난 아일리샤는 일곱살이다. 7월 한여름 태양 아래 태어나 어두운 걸 가장 무서워하고 틱톡 계정은 있지만 잘 하지 않는 아일리샤는 가장 그리운 게 뭐냐고 묻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아빠라고 말했다. 그의 아빠는 16시간 차를 몰아 서부 지역에 세 모녀를 데려다준 뒤 참전을 위해 키이우로 돌아갔다. 아일리샤가 탄 기차로 폴란드 국경을 넘어 프셰미실에 도착했다. 이동시간이 약 6시간30분에 이른 터라 지루해했지만, 아직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엄마 친구가 살고 있는 크라쿠프까지 더 가야한다.

아일리야와 안젤리나의 피난길 친구 다시아(11)는 프셰미실에 있던 난민쉼터에서 만났다. 다시아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 왔다. 기차여행의 지루함을 지우려 아이들은 복도에 나와 창밖을 바라보며 논다. 간식을 나눠주는 기자에게 이름과 나이, 가족관계, 좋아하는 색과 반려동물 유무까지 물어보며 되려 취재에 나선 듯한 아이들은 그 또래의 호기심을 감추지 않았다. 객실로 들어가 일기장을 들고 나와서는 한국말로 이름을 말해달라고 청하고는 기자의 이름과 우크라이나식 발음을 일기장에 적어내려갔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안젤리나가 통역으로 나섰다. 아일리샤와 다시아가 던지는 질문을 안젤리나가 통역해 영어로 물어본다.

자매의 어머니 안나는 키이우에서 인물사진을 전문으로 작업하는 사진작가‘였다’. 언제쯤 다시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직업을 과거형 시제로 설명했다. 안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독립국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옛날 소련처럼 모두 러시아 영토로 만들 생각에 전쟁을 일으켰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금 이 시대에 전쟁이 일어나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폴란드 프셰미실 중앙역에서 이들과 함께 많은 피란민들을 태우고 크라쿠프로 향하는 기차에는 넘치는 피란민들과 이들이 들고 온 짐, 그와 함께 고향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사람들의 사연이 가득하다. 열차는 오늘도 계속 우크라이나 피란민과 그 삶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난민들과 프셰미실 중앙역에서부터 크라쿠프 중앙역까지 이동하며 본 현장의 사진을 보아본다.

프셰미실 난민 쉼터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다시아(11·뒤)와 아일리샤(7)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함께 창밖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둘은 모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가족들과 함께 국경을 넘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프셰미실 난민 쉼터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다시아(11·뒤)와 아일리샤(7)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함께 창밖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둘은 모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가족들과 함께 국경을 넘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전쟁이 일어나기 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살던 다시아(뒤)와 아일리샤(앞)가 창밖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전쟁이 일어나기 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살던 다시아(뒤)와 아일리샤(앞)가 창밖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자매인 안젤리나(앞)와 아일리샤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함께 창밖을 구경하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자매인 안젤리나(앞)와 아일리샤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함께 창밖을 구경하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일리샤가 열차에 마련된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일리샤가 열차에 마련된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일리샤가 기자에게 이름과 나이, 한국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고는 기자의 이름과 우크라이나식 발음을 적기 위해 일기장을 가방에서 찾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일리샤가 기자에게 이름과 나이, 한국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고는 기자의 이름과 우크라이나식 발음을 적기 위해 일기장을 가방에서 찾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일리샤(7)가 기자의 이름과 우크라이나식 발음을 일기장에 적어내려가고 있다. 아일리샤는 우크라이나 철자로 ‘하이윤’이라고 적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일리샤(7)가 기자의 이름과 우크라이나식 발음을 일기장에 적어내려가고 있다. 아일리샤는 우크라이나 철자로 ‘하이윤’이라고 적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4월 1일날 태어난 다시아(11, 뒷줄 왼쪽)와 11월 18일날 태어난 안젤리나(11, 뒷줄 오른쪽), 7월 24일날 태어난 아일리샤(7, 앞줄)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이동시간을 보내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4월 1일날 태어난 다시아(11, 뒷줄 왼쪽)와 11월 18일날 태어난 안젤리나(11, 뒷줄 오른쪽), 7월 24일날 태어난 아일리샤(7, 앞줄)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이동시간을 보내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들 빅토르(10), 보단(9)과 딸 아드리아나(2)를 데리고 우크라이나 테르노필에서 국경을 넘어 폴란드 프셰미실에 도착한 나디아(28)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객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아들 빅토르(10), 보단(9)과 딸 아드리아나(2)를 데리고 우크라이나 테르노필에서 국경을 넘어 폴란드 프셰미실에 도착한 나디아(28)가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타 객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열차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차 복도에 객실 안에 공간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내놓은 짐이 놓여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10일(현지시각) 낮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열차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차 복도에 객실 안에 공간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내놓은 짐이 놓여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열차 통로에도 공간이 없으면 열차 칸 끝, 화장실 인근에 짐을 두기도 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열차 통로에도 공간이 없으면 열차 칸 끝, 화장실 인근에 짐을 두기도 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 한 어린이가 통로에 서서 핸드폰을 하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폴란드 프셰미실에서 크라쿠프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 한 어린이가 통로에 서서 핸드폰을 하고 있다. 폴란드/김혜윤 기자
폴란드 프셰미실 중앙역에서 크라쿠프으로 향하는 열차가 크라쿠프 중앙역에 도착하자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크라쿠프/김혜윤 기자
폴란드 프셰미실 중앙역에서 크라쿠프으로 향하는 열차가 크라쿠프 중앙역에 도착하자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크라쿠프/김혜윤 기자
폴란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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