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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군, 우크라 어린이·산부인과 병원까지 폭격

등록 2022-03-10 11:18수정 2022-03-10 13:50

동부 교전지역 마리우폴 병원 파괴
17명 부상…“어린이들 잔해에 깔려”
마리우폴 주민들, 고립된 채 굶주려
식량 떨어지고 전기·난방 끊겨
9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어린이·산부인과 병원에서 구조대가 다친 산모를 옮기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어린이·산부인과 병원에서 구조대가 다친 산모를 옮기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째인 9일(현지시각) 동부 주요 교전지역인 마리우폴 어린이·산부인과 병원이 폭격을 당하는 등 이 도시를 둘러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수미 등 일부 지역에서 4만여명의 민간인이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대피했지만, 마리우폴에서는 수십만명이 난방과 전기가 끊긴 채 고립되어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리우폴 지방 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임시 휴전에 합의하고도 마리우폴 어린이·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파울로 키리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 폭격으로 적어도 17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병원에서 1.6㎞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땅이 흔들리는 충격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내어 “이번 폭격은 심각한 참사이며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은 즉각 민간인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날도 러시아군은 민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마리우폴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수십만명의 시민이 식량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난방과 전기도 끊긴 상황”이라고 알렸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도 “시민들이 눈을 녹여 마시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 이후 현재까지 적어도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말했다. <에이피>는 도시 중심부 묘지에서 숨진 주민들이 집단 매장되고 있으며 이날도 시 직원들이 25m 길이의 구덩이를 파고 시신들을 카펫 등으로 감싼 채 매장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키이우, 동북부 수미, 남부 에네르호다르 등 3개 도시에서는 이날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3만5천여명이 대피하는 데 성공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과 이줌 등 동부 지역 구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통로 주변에서 임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쪽은 러시아가 많은 지역에서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보좌관은 하르키우에서는 민간인이 교전 지역을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키이우 인근 지역, 돈바스 등 동부 지역, 마리우폴 등 남부 지역에서 계속 대치하면서 도시 진입과 저지를 위한 공방을 벌였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달 24일부터 지금까지 숨진 민간인이 어린이 37명을 포함한 516명으로 공식 확인됐으나 실제 희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이날까지 외국으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210만~220만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난민기구는 많은 피란민이 도움을 받을 친척이나 친구가 없는 처지라며 갈 곳 없는 이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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